"다람쥐 쳇바퀴 공청회 지겹다"…'무용론' 확산"찬-반 논쟁 보단, '인수-합병' 전제 후 보완점 제시해야"
  • ▲ SKT-CJHV 인수합병 공청회ⓒ전상현 기자
    ▲ SKT-CJHV 인수합병 공청회ⓒ전상현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최근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관련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2차 공청회를 개최했지만, 앞서 열린 1차 공청회와 별반 다르지 않는 기존 논쟁만 되풀이하는 등 공청회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SKT 측이 CJHV 인수·합병 이야기를 꺼낼 때부터 제기된 '독과점 강화 vs 이용자 편익' 쟁점이 똑같이 거론돼 그야말로 '쳇바퀴 공청회'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방송통신 융합이 전세계적 추세인 가운데 SKT-CJHV 인수·합병을 전제로 사후 보완점을 제시하는 것이 맞지, 이 같은 '쳇바퀴 공청회'는 괜히 반대 여론만 불러일으켜 시장만 어지럽게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번 두 차례의 공청회가 미래부의 SKT-CJHV 인수·합병 승인 전, '생색내기 액션'에 지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지난 24일 더케이호텔서 SKT-CJHV  인수합병 관련 2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달 초 1차 공청회를 통해 학계의 의견을 수렴했다면, 이번 공청회는 이해당사자인 통신사업자, CJ헬로비전, 케이블TV 업계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그러나 업계 당사자들 의견 역시 당초 1차 공정회에 발표된 학계 입장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기존 '독과점 강화 vs 이용자 편익' 논쟁 등 앞서 한차례 열린 1차 공청회는 물론, 이전 반쪽짜리 토론회와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실제 이날 토론회에서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알뜰폰 시장에서는 CJ헬로비전이 그나마 유일하게 결합상품을 만들어 경쟁할 수 있는 회사인데 이런 회사를 SK텔레콤이 인수하면 시장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SKT-CJHV 인수가 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기존 상반된 입장만 확인했다.

    이상헌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경쟁사들이 구체적인 증거 없이 가상의 시나리오만으로 인수합병의 문제를 주장하고 있다"며 "이동통신 시장은 점차 매출이 하락하는 시장으로 지배력 논의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탁용석 CJ헬로비전 상무도 "케이블TV 가입자가 계속 이탈하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작금의 현실이 방치돼야 하는 것이냐"며 "합병 이후 케이블TV 가입자를 IPTV로 인위적으로 유인하지 않고 17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콘텐츠 사업자와의 상생을 꾀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용자 편익에 대해서도, 유무선 결합을 통해 통신비 지출이 감소될 것이라는 주장과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요금이 오히려 오를 것이라는 공방 또한 되풀이됐다.

    김희수 KT 상무는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이동전화, 유료방송 지배력이 상호전이됨으로써 소비자 후생 감소,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고 주장한 반면, 이상헌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KT가 격차가 큰 1위를 지키고 있어 지배력 전이로 설명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상반된(독과점 강화 vs 이용자 편익) 입장만 되풀이한 미래부의 '쳇바퀴 공청회'가 이젠 지겹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방송통신 융합 추세 속 이 같은 '쳇바퀴 공청회'는 괜히 반대 여론만 부추기며, SKT-CJHV 인수·합병 승인 전 생색을 내기 위한 미래부의 '액션'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SKT 측이 CJHV 인수·합병 이야기를 꺼낼 때부터 제기된 '독과점 강화 vs 이용자 편익' 쟁점이 똑같이 또 본 토론회에서 되풀이됐다"며 "기존 반쪽짜리 토론회와 다른 점을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 매일 같은 답변을 발표하는 것도 이젠 지쳤다"고 토로했다.

    이어 "방송통신 융합이 전세계적 추세인 가운데, 이 같은 '쳇바퀴 공청회'는 괜히 반대 여론만 불러일으켜 시장만 어지럽게 할 뿐"이라며 "향후 반대냐 찬성이냐를 놓고 대립할 것이 아니라 SKT-CJHV 인수·합병을 전제로 사후 보완점을 제시하는 맞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