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풍 해건협 회장, "중국과 경쟁 이기려면 정책 금융 지원 확대 필요"중동 대체 시장 '기대'
  • ▲ 해외건설협회는 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6년 아프리카 건설시장 분석·전망 세미나'를 진행했다.ⓒ뉴데일리경제
    ▲ 해외건설협회는 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6년 아프리카 건설시장 분석·전망 세미나'를 진행했다.ⓒ뉴데일리경제


    국내 건설사가 중국의 막대한 영향력에 속한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해선 금융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6년 아프리카 건설시장 분석·전망 세미나'에서 박영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현재 아프리카 사업은 투자 리스크가 높은 게 사실"이라며 "국내 정책금융기관의 단독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는 아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륙이다. 인구는 세계 15%에 달하는 10억명이다. 다양한 자원과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해 최근 10년간 연평균 5% 이상 성장했다. 즉 잠재력이 풍부해 세계가 주목하는 시장으로 부상했다.

    특히 중국의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공세가 거세다. 중국은 2010년 이후 아프리카 해외건설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막대한 원조와 외교 공세 등을 앞세워 아프리카 전체 국가에 참여하고 있다.

    박기풍 해외건설협회 회장은 "중국은 강력한 외교로 아프리카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정책 금융 등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전체 해외원조 예산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아프리카에 배정했다. 중국수출은행은 전체 차관의 40%를 아프리카에 배당했다. 공항·항만·도로·철도 등 각종 인프라 건설과 개발원조를 진행하고 있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최근 주택 부분의 지원과 건설 참여도 활발하다"며 "중국 정부는 아프리카 지원과 진출을 전략적 차원에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프리카는 인프라 투자·가계소비 증가로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유가 하락 등 외부 요인들로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나이지리아, 남아공, 앙골라 등 주요 국가들의 재정과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있다. 결국 해외 개발금융기관과 협조융자 형태로 국내 기업의 진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영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협조융자는 자금력·노하우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리스크 축소를 위한 주요 수단"이라며 "특히 정치적 리스크가 높은 아프리카에서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보호막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수출입은행은 마다가스카르 니켈광산개발사업, 모로코 석탄화력발사업, 이집트 정유사업 등 민자사업에 다자개발은행(MDB), 수출신용기관(ECA)과 협조융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했다. 또 공공분야에선 세계은행,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등과 협조했다.

    박영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수출입은행도 리스크가 큰 국가에 보수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아프리카에 성공한 대형프로젝트의 성공 원인 중 금융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는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 산유국이 몰려 있는 서부 국가가 주목받았다. 다만 이들 국가는 치안 불안, 높은 비즈니스 리스크 등으로 접근이 수월하지 않다. 이 때문에 정치적으로 안정된 동부 국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부 국가 중 케냐·탄자니아 등 5개국은 철도망·항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서부 국가들과 비교해 FDI가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이다. 

    실제 아프리카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 증가율을 보인다. 인도는 2000∼2011년 동안 FDI가 5배 이상 증가했다. 브라질 역시 지리적 인접성을 바탕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박기풍 해외건설협회 회장은 "아프리카는 저유가로 침체된 중동시장을 대체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며 "도시가 아직 미발달된 상태로 성장 잠재력은 풍부하다"고 말했다.

    현재 아프리카는 성장 잠재력과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한다. 전력보급률을 보면 평균 14%에 불과하다. 카메룬, 코트디부아르, 가봉 등 만이 50% 보급률을 유지하고 있다. 교통망도 부족해 물자 조달이 힘든 상황이다. 재정부족으로 도로 확충·보수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인구증가와 도시화 진전으로 전력·주택의 발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프리카 정부도 지속할 수 있는 경제 발전을 위해 각종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