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시티 착공, 제2여객터미널 등 가시권일부 미분양과 부족한 인프라 과제
  • ▲ 하늘도시에 들어선 단지 모습.ⓒ뉴데일리경제
    ▲ 하늘도시에 들어선 단지 모습.ⓒ뉴데일리경제


    "주변 청라·송도에서 투자문의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어요. 다만 과거에도 여러 개발 호재 무산으로 '학습효과'가 돼 있어 일단 관망세가 뚜렷한 상황입니다." <하늘도시 내 K 중개사무소 관계자>

    지난 14일 오후, 공항철도 운서역에서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이동하자 2012년 입주한 아파트가 밀집한 영종하늘도시에 도착했다. 아파트보다 빈 공터가 많은 이곳에서는 아직 한적함을 지울 수 없었다. 과거 '유령도시'라는 오명의 분위기는 남아 있었다.

    하늘도시 내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금은 대형마트와 도로공사 등으로 기반시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면서도 "추후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영종하늘도시는 인천 중구 운복·운서·운남· 중산동 일대 수용인구 13만3202명으로 5만2602가구로 조성된다. 하늘도시는 한때 대형 개발 호재들이 터져 나오면서 기대감이 컸던 지역이다. 그러나 2009년 10월 8851가구 동시분양 이후로 사업 명맥은 끊겼다.

    잇따른 개발 호재 무산이 가장 큰 이유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개발로 불리던 317조원 에잇시티(8City) 개발사업은 2007년 협약 이후 6년 만에 무산됐다. 이어 밀라노디자인시티 조성계획, MGM 테마파크, 영종브로드웨이 등은 장밋빛 청사진과 함께 수면 밑으로 사라졌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미분양·계약 해지가 벌어져 법적 소송도 진행됐다.

  • ▲ 하늘도시 내 아직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공터.ⓒ뉴데일리경제
    ▲ 하늘도시 내 아직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공터.ⓒ뉴데일리경제


    그러나 최근 복합리조트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총 9857억원이 투입되는 파라다이스 시티는 현재 30% 준공률을 보이고 있다. 이곳엔 호텔 713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으로 조성된다. 미단시티내 리포&시저스 복합리조트도 상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정부는 '인스파이어IR'을 제2국제업무지구 복합리조트 신규사업자로 새롭게 선정하기도 했다.

    일부 호재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건설사들도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내달 대림산업(A15블록, 577가구)과 GS건설(A39블록, 1034가구)이 7년 만에 분양을 나선다. 그러나 상황은 쉽지가 않다.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부족한 인프라와 교통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아파트 사업은 쉽지 않다"며 "과거 대형호재가 무산되면서 기대감도 낮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영종도'는 중소형 상품으로 선보이지만 하늘도시 중심지와 거리가 멀다. 주변 상업용지가 없어 편의시설 이용도 쉽지 않다. GS건설의 '영종시티자이'도 선호도가 떨어지는 중형 상품으로만 구성된다.

    B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전세로 돌려 처분해 계약이 완료된 물량에다가 기존 미분양도 남아 있다"며 "실수요자는 2순위로 청약을 하고 로열 동호수에 당첨되면 계약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건설이 분양한 '영종 힐스테이트'도 2년 전세 계약이 만료돼 100여가구가 매물로 나온 상태다. 다만 시세보다 비싸 계약은 생각만큼 빠르지 않다는 게 인근 개업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분양대행 수수료가 더해져 시세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하늘도시의 다양한 개발 호재로 결국에는 팔린다는 생각으로 가격을 책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 ▲ GS건설이 분양하는 '영종시티자이' 사업지.ⓒ뉴데일리경제
    ▲ GS건설이 분양하는 '영종시티자이' 사업지.ⓒ뉴데일리경제


    분양 성공을 위해 필수 과제인 수도권 접근성을 보완하는 교통망도 숙제다.

    공항철도 영종역은 오는 26일 개통을 앞두고 있지만 요금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기존 서울역에서 청라국제도시 구간의 요금은 1850원이다. 그러나 운서역까지는 3250원이다. 즉 영종대교를 건너면 요금이 급격히 증가한다. 영종도 주민들은 요금할인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 청라와 영종도를 연결하는 제3연륙교 착공도 늦어지고 있다. 현재는 영종도로 진입하기 위해선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를 이용한다. 그러나 높은 통행료는 부담이다. 결국 제3연륙교의 무료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해 12월 '제3연륙교 최적 건설 방안 마련 및 기본설계 용역'을 발주했다. 다만 착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영종도 입주민과 국토부 등의 입장 관계를 정리하고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요금 문제 등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적으로 불황을 겪는 카지노 산업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도 영종도 전망을 흐리게 한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 추세에 접어들어 고객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카지노 사업에 집중하는 주변 나라와 경쟁해야 하는 점도 걸림돌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하늘도시의 규모가 상당해 가격조정은 꾸준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 하늘도시에서는 아직 미계약분이 남아 있는 상태다.ⓒ뉴데일리경제
    ▲ 하늘도시에서는 아직 미계약분이 남아 있는 상태다.ⓒ뉴데일리경제


    다만 하늘도시 중소형 단지의 인기는 꾸준하다. 인천국제공항 상주인구에 따른 전세수요가 꾸준해 소자본으로도 내집마련이 가능하다. BMW드라이빙센터, 보잉항공훈련센터, 스테츠칩팩코리아 등이 완공하면서 수요도 늘고 있다. 실제 중소형으로 이뤄진 한양수자인과 우미린1차의 인기가 높다. 이 단지의 시세는 2억5000만원 수준이다. 이보다 저렴한 신명스카이뷰를 찾는 손님들도 많다.

    H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신명스카이뷰는 매물이 나오면 1시간 이내에 계약이 완료된다"며 "소형 상품에다가 주변단지보다 3000만원 정도 저렴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토지 투자문의도 조금씩 늘고 있다. 아파트보다 빠르게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데다가 개발호재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LH가 선보인 점포겸용단독주택 용지는 최고 2365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인기 탓으로 불법 거래도 일부 이뤄지고 있었다.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르면 LH가 공급한 토지 중 소유권 등기를 마치지 전에는 공급가격 이하에서만 매도가 가능하다. 그러나 계약금만 지급한 토지에 대해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실정이다.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토지 당첨자가 계약금만 지불한 뒤 수억원의 웃돈을 붙여 되팔아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