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6년 2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6.02.16. ⓒ 사진 뉴시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6년 2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6.02.16. ⓒ 사진 뉴시스

한국은행이 다음 달 열릴 예정인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대에서 2%로 낮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투자와 생산, 고용, 소비 등 우리 경제의 현실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들이 약속이나 한 듯 모두 부정적 결과를 내놓으면서, 하방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등 경제가 좀처럼 회생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선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어떤 선택을 할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1월 경제전망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0%로 잡았다. 한은이 1월 내놓은 올해 GDP 예상치는 지난해 10월 발표했던 3.2%보다 0.2% 낮았다.

그러나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과 투자-생산 등 주요 경제 표가 곤두박질치면서, 한은은 불과 두 달 만에 올해 성장률 전망을 다시 수정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렸다.

중국의 금융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불안하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인도 등 신흥국의 경기마저 하향세를 나타내면서, 수출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린 주된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출구가 보이지 않는 내수 부진과 얼어붙은 소비심리도 앞으로의 경제상황을 부정적으로 내다보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 2월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12.2% 줄어든 364억 달러로 집계돼, 역대 최장기간인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더 우려되는 것은 수출 부진 현상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 자동차와 철강은 물론이고 반도체, 평판 디스플레이 등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수출품목 대부분이 마이너스 실적을 나타냈다.

국내 생산과 소비, 투자 지표도 모두 꺾였다.

1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2%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1.4%, 설비투자는 6.0% 각각 감소했다.

한은이 예상대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다면, 정부를 제외한 국내외 모든 기관의 전망치가 2%대를 기록하게 된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1%로 보고 있다.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기준금리 인하 압박도 커지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선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은은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불확실하고,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등 역기능이 더 크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다만 현재와 같은 경기 하락세가 지속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출구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금리 인하 압박은 그만큼 커질 수박에 없다는 점에서, 한은이 기존 입장을 바꿀지 여부가 경제계 전체의 주목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