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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 신라면과 짜왕을 섞은 '신짜왕' 먹방을 선보였다. ⓒKBS 방송캡처
불닭게티, 신짜왕, 솜사탕주, 쏘니니 등 SNS를 중심으로 독특한 레시피의 식음료가 인기를 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두 가지 이상의 다른 제품을 섞어 완전히 새로운 맛을 즐기는 모디슈머(modisumer, modify(수정하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가 식음료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디슈머는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표준방법에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제품을 재창조해 내는 소비자를 뜻하며, 이들은 단순히 재미를 위한 놀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황금비율을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능동적인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모디슈머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짜파구리'이다. 지난 2009년 한 대학생이 자신의 블로그에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먹는 '짜파구리' 레시피를 올리면서 인기를 얻었으며 MBC TV 예능 프로그램인 '아빠!어디가?'에서 김성주가 자녀들에게 '짜파구리'를 끓여준 뒤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라면 제품을 섞어먹는 모디슈머 문화가 유행처럼 번졌고 '짜파구리' 외에도 불닭볶음면과 짜파게티를 섞은 '불닭게티', 신라면과 짜왕을 섞은 '신짜왕', 스팸과 라면을 섞은 '스팸뽀글이' 등 다양한 레시피가 등장했다.
최근에는 KBS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신라면과 짜왕을 섞은 '신짜왕'이 전파를 타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평소 불닭게티를 즐겨 먹는다는 한 모디슈머는 "달콤한 짜파게티와 매콤한 불닭볶음면을 섞어 먹으면 사천짜장 같은 맛이 난다"면서 "스프량으로 매운맛이나 짠맛의 강도를 조절해가며 만들어먹을 수 있어 매번 새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섞어먹는 문화는 라면에만 국한되지 않고 주류업계에도 널리 퍼졌다. -
- ▲ 보해양조 '부라더#소다'와 '복받은부라더'를 섞은 '솜사탕주' ⓒ보해양조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최근 유행하는 '솜사탕주'와 '쏘니니'도 모디슈머들이 유행시킨 대표 메뉴다. '쏘니니'는 소주와 스파클링샴페인인 버니니를 섞은 것이고 '솜사탕주'는 '부라더#소다'와 '복받은부라더'를 일정 비율로 섞은 주류다.
이들은 '믹싱주'로도 불리며 섞어마시는 술의 대표주자였던 '소맥(소주와 맥주)'을 잇는 새로운 주류 트렌드로 퍼지고 있다.
식품업계는 모디슈머 열풍을 반기는 분위기다.
주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직접 만들어 마시는 과정과 후기 등을 자발적으로 SNS에 올리면서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고객들의 생생한 아이디어는 제품 개선이나 마케팅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식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2030 소비자들의 취향이 SNS를 중심으로 모디슈머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허니버터칩이나 부라더소다 등 SNS에서 입소문을 탄 뒤 대박을 터뜨린 제품들이 많아지면서 SNS가 성공 가능성의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