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부터 신한·국민·우리·기업 4곳서 일임형 ISA 판매은행권 첫 투자일임업 진출…불완전 판매 우려도
  •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장에 은행권이 합류하면서 금융권과 증권업계의 2차 대전이 시작됐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기업 등 주요 은행 4곳이 11일부터 일임형 ISA 판매에 나선다.


    이들 4개 은행은 지난달 31일 일임형 ISA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했기 때문에 열흘이 지난 11일부터 상품 홍보 및 판매가 가능하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운용 인력을 확보하고 전산 시스템 준비를 마치는 대로 일임형 ISA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은행의 일임형 ISA 판매가 시작되면 은행과 증권업계가 대등하게 일임형과 신탁형 ISA를 동시에 파는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


    지난달 14일 ISA가 처음 출시됐지만 은행들은 그간 투자일임업 자격을 보유하지 않아 일단 신탁형 ISA부터 판매했다.

     

    지난 1일까지 집계를 기준으로 은행과 증권사를 통한 ISA 가입자는 각각 112만2624명, 10만5529명이다.

    전체 가입자 수를 놓고 보면 은행권이 증권사를 압도한 셈이지만, 1인당 평균 투자금은 증권사가 276만원으로 은행(36만원)의 8배에 가까웠다.

     

    은행권은 일임형 ISA 출시를 계기로 다시 한 번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수 있게 됐다. 시장에서는 일임형 ISA 판매 시작을 계기로 은행들이 강한 판촉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영업 현장 직원들의 불완전 판매 우려도 나온다.


    예·적금 외에 여러 가지 투자상품을 담을 수 있는 일임형 ISA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아니다. 다양한 투자상품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으면 불완전 판매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우려에 따라 금융감독원도 지난 7일 10개 은행 부행장들을 소집해 과당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자세히 관찰하고 있으며 금감원이 적기에 미스터리 쇼핑(암행 감찰) 시행 등의 방법으로 문제점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이 ISA 제도 도입을 계기로 처음 투자일임업에 진출하는 만큼 운용 능력 검증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SA 출시 직전에 은행의 제한적 일임 시장 참여 허용 방침이 결정되면서 은행권이 일임형 ISA 상품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촉박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자금 운용 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공시될 수익률을 보고 가입해도 늦지 않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이 올 1월 말 기준으로 88조원에 달하는 랩어카운트 운용 증권사 수준으로 역량이 커지려면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