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부동산학회에 타당성 용역 발주SGI서울보증 전세보험, 5월부터 중개사무소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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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자사의 전세보험을 중개사무소가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HUG 표지.ⓒ뉴데일리경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중개사무소에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HUG는 최근 대한부동산학회에 전국 개업공인중개사무소로 전세보험 판매처를 넓히는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 결과는 오는 6월 중 나올 예정이다.
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과 유사한 상품을 판매 중인 SGI서울보증이 중개사무소로 판매망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SGI서울보증은 현재 전세금보장신용보험을 판매 중이다. 내달부터는 전국 중개사무소 중 일부에서 시범적으로 해당 상품을 판매하도록 할 방침이다.
HUG 관계자는 "중개사무소의 전세보험 판매와 관련된 타당성 검토 용역을 계획한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두 상품은 모두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보장하고 있다. 상품 내용이 비슷한 만큼 HUG와 SGI서울보증은 판매 경쟁을 벌여왔다.
실제로 지난 3년 간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전세금보장신용보험보다 판매 실적에서 뒤졌다. 가입 건수와 금액으로 살펴봤을 때 전세금보장신용보험 실적은 △1만960건, 1조2003억원(2013년) △1만2903건, 1조5160억원(2014년) △1만4156건, 1조9461억원(지난해) 등이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451건, 765억원 △5884건, 1조587억원 △3941건, 7220억원 등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 1분기에는 전세금보장신용보험 실적이 가입 건수 4697건, 가입 금액 7784억1800만원인 것과 비교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4087건, 8856억원으로 비등한 수준이다. 심지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1분기 실적은 지난해 총 실적보다 많다.
이처럼 HUG의 판매가 늘자 SGI서울보증은 중개업소로 판매망을 넓히는 방안을 내놨다. 마치 핸드폰 판매 대리점에서 핸드폰 보험을 파는 것과 같은 구조다.
SGI서울보증의 공격적인 영업망 확대에 HUG는 유보적 입장에서 적극 대응으로 태도를 바꾸고 있다. 당초 HUG는 금융감독원이 서울보증의 전세보험을 중개사무소가 팔 수 있도록 허가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시장 변화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HUG 내에서도 실질적인 전세 거래가 이뤄지는 중개사무소를 활용하는 방안의 필요성이 논의되면서 용역을 발주하게 됐다.
HUG 관계자는 "이전부터 중개사무소에 전세보험 관련 홍보나 마케팅을 해왔다"며 "서울보증이 중개사무소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을 감수하고 전세보험 판매에 나섰기 때문에 우리도 대응책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백만 전세 가구를 생각해서라도 전세보험 실적이 더 개선돼야 한다"며 "HUG가 서울보증처럼 중개사무소에 전세보험을 위탁판매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과 SGI서울보증은 가격과 보장 등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보험료율이 0.15%지만 전세금보장신용보험은 아파트 보험료율 0.192%, 오피스텔과 빌라 등은 0.218%다.
보장한도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전세보증금 수도권 4억원, 그 외 지역 3억원 이하일 경우에만 가입할 수 있다. 전세금보장신용보험은 전세보증금과 선순위 설정최고액의 합이 매매가 이하면 된다.
HUG 관계자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서민층을 타겟으로 한 상품"이라며 "보장 한도를 확대하는 것은 공기업이 고소득 전세를 보장한다는 비판을 불러올 수 있어 생각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