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계약 틀어져도 중국 등 수요 급증세…"10조원대 과감한 투자 결정도 가능"
  • ▲ 아이폰SE. ⓒ애플 홈페이지.
    ▲ 아이폰SE. ⓒ애플 홈페이지.


    삼성디스플레이와 애플과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공급 계약'을 둘러싼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애플이 OLED폰을 내놓는다'는 설과 삼성디스플레이가 9인치 이하 중소형 OLED 기술력 면에서 가장 앞선 기업이라는 사실이 맞물리면서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되는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초 애플과 아이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두 회사 모두 일절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만약 이 같은 내용이 맞다고 해도 비밀 유지 조항이 있는 만큼, 진실을 파악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까지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수조원을 투입해 월 최대 1만5000장의 마더글라스를 생산할 수 있는 충남 아산의 A3 라인(6세대)을 3만장 규모로 증설하고 있지만, 아이폰 물량을 감당할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

    보통 6세대 마더글라스 한 장에서 만들 수 있는 모바일용 패널(5인치 기준)은 300여개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아이폰용 물량이라고 볼 수 없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아이폰에 OLED를 넣는다는 가정 자체가 틀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이 아닌 테블릿 PC에 OLED를 넣을 경우, 삼성디스플레이는 별다른 투자 없이도 애플 물량을 전부 감당할 수 있다.

    대규모 투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A3 공장에 대한 투자 규모가 앞으로 최대 1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애플과의 계약이 일부 틀어져도 중국 스마트폰 기업을 중심으로 OLED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에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다만 LCD 라인을 OLED로 돌릴 수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큰 틀에서는 결국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체제로 넘어가겠지만 적어도 이번 아이폰 계약설과는 무관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직전 단계에서 물량을 결정하기 때문에 일각의 소문이 맞는다면 이달 중 삼성디스플레이가 새로운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TV를 제외한 중소형 OLED 시장에서 90%대 후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