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국가별로 다르게" "꿈의 직장으로" "신사업 기대된다"'중국발 인력 유출' 우려… "GSAT, 걸러내기식 아닌 혁신 첨가해야" 쓴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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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희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발 저가공세가 겹치면서, 여로모로 고민이 많은 삼성의 위기 탈출 돌파구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예비 삼성맨들에게 던져봤다.

    이 같은 숙제는 삼성 울타리 내에서 답을 찾는 데 한계가 뒤따른다. 조직 내부로 들어가면 생각의 유연성이 굳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장기나 바둑을 둘 때 훈수를 두면 수가 더 잘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국대 부속 고등학교에서 삼성그룹의 공개채용 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가 치러진 가운데, 이날 시험을 본 복수의 수험생들에게 삼성의 '구원투수'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한 남학생은 "현대자동차가 국내와 달리 완전히 다른 차를 해외에 파는 것처럼 삼성전자도 해외용 제품을 국내와 크게 차별화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직은 삼성이 애플이나 구글보다 인지도가 약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나라별 특성에 맞는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하지만 당초 예상을 깨고 삼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의외로 적었다. 오히려 빠르게 변하는 시대 흐름에 적절히 잘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또 다른 남학생은 "삼성이 바이오와 전장 사업으로 뛰어든 것은 신의 한 수"라면서 "당장은 실적을 내기 어렵겠지만 신사업이 성장하면서 큰 성과가 줄지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발 저가공세에 대해서도 "국내 인력의 역량이 중국보다 월등히 앞서 있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자신했다.

    다만 '인력 유출'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자 분위기가 심각해졌다.

    한 남학생은 "중국이 진짜 무서운 이유는 우리 인력을 계속 빼가기 때문"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삼성은 구성원들이 조직에 충성심을 느낄 수 있도록 내부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같은 연장선에서 "삼성을 꿈의 직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다소 파격적인 주장도 나왔다.

    한 여학생은 공기업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요즘 시대 꿈의 직장은 연봉이 아닌 일을 하면서 여가 생활도 즐길 수 있는 회사"라면서 "공기업과 공무원에 구직자가 몰리는 까닭도 이런 이유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자유스러운 조직에 속해 있다면 중국에서 아무리 고액연봉을 주겠다고 유혹해도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에서의 만족스러운 삶을 돈과 바꾸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약간의 쓴소리도 들렸다. GSAT 시험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남학생은 "'삼성에 입사하려면 이 정도 시험은 합격해야 돼'라는 식으로 독특하면서도 창의적인 방식으로 시험을 바꿔야 한다"며 "해마다 시험 유형이 비슷하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결코 바람직한 현상을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는 "삼성 시험에 '혁신'을 첨가한다면 해외에까지 소문이 금세 퍼질 것"이라며 "세계 1위를 목표로 둔 기업이라면 걸러내기 위한 시험이 아닌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이들을 통해 삼성의 미래가 밝다는 느낌을 받았다. 삼성도 이들의 진심 어린 격려와 조언을 곱씹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