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골프 교실로 자녀와 소통 증대
  • ▲ 이동욱 오렌지디앤씨 대표가 골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 이동욱 오렌지디앤씨 대표가 골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뉴데일리


    자녀와 소통하기를 원하는 아빠가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아빠들이 자녀와 소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서로 관심사가 너무 달라서다. 이동욱 오렌지디앤씨 대표는 소통의 난관을 운동으로 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대표는 서초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루미 양의 아빠다. 그는 무료로 딸과 서초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미니 골프의 일종인 스내그 골프를 가르치고 있다. 

    21일 오후, 뉴데일리경제는 이동욱 대표를 서초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만났다.  

    한국 나이로 47세인 이동욱 대표는 "부동산개발회사를 운영하면서 서초동에 거주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에게서 나이보다 젊은 활력이 느껴졌다. 

    40대 중반의 중년이 초등학생들과 함께 노는 것은 쉽게 찾기 힘든 모습이다. 이동욱 대표는 "아버지 모임 대표로서 아이들과 어울리는 수단을 찾은 것"이라며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던 딸이 골프 수업을 통해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고 전했다.

  • ▲ 골프 수업을 받고 있는 서초초등학교 학생들 모습.ⓒ뉴데일리
    ▲ 골프 수업을 받고 있는 서초초등학교 학생들 모습.ⓒ뉴데일리



    이루미 양은 학교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내성적인 성격으로 다른 학우와 친교를 맺는 것을 어려워했다. 하지만 운동을 통해 타인과 어울리는 법을 배워 지금은 씩씩하게 생활하고 있다.    

    그녀의 달라진 학교생활만큼 부녀 관계도 변화했다. 이 대표는 딸과 운동을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동욱 대표는 "사춘기인 딸과 소통 수단으로 운동만한 것이 없다"며 "이달과 오는 11월 진행되는 수업은 3학년 자녀를 둔 아빠 두 명과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 이동욱 대표가 딸인 이루미 양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뉴데일리
    ▲ 이동욱 대표가 딸인 이루미 양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뉴데일리


    그가 수업 종목으로 스내그 골프를 선택한 것은 재능기부가 가능했고 다른 골프 숙련자의 도움도 받을 수 있어서다. 여기에 스내그 골프는 테니스 공보다 약간 작은 공을 치는 운동이어서 성장기의 어린이들에게 부담이 없어서다. 현재 이 대표는 다른 두 명의 강사와 함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학교에서 공을 올려놓고 치는 티볼이나 연식 야구는 제공하고 있다"며 "골프는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더라도 강사료가 비싸고 위험한데 우리가 초등학교에 스내그 골프로 재능 기부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서초초등학교에서 스내그 골프 수업은 목요일 5~6교시에 진행된다. 올해 수업 인원은 40명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규모가 두 배 늘 정도로 참가 신청 인원이 몰렸다. 

    이동욱 대표는 "자녀와 소통하는 데 있어 운동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스내그 골프를 통해 딸과 대화를 할 수 있었고 다른 아이들 함께 웃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절로 힘이 난다. 골프를 배우는 아이들의 열기도 뜨겨워 기분 좋게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올해도 밀려드는 업무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그는 골프 수업만큼은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스내그 골프 수업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서초초등학교의 전통으로 자리 잡게끔 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