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집값 상승폭 둔화, 청약시장 양극화 심각

  • 내달부터 지방에서도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된다. 벌써부터 일부 지역에선 매수 심리가 약화하면서 거래량이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지방의 주택매매량은 3만9542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26.3% 줄었다.

    매수자들은 이자 부담과 원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관망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즉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국지적으로 집값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지방에서도 분양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일부 지역에선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며 "기존 주택도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집값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출규제에 따른 매수세 위축은 수도권에서 입증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값은 △1분기 1176만원 △2분기 1195만원 △3분기 1217만원 △4분기 1227만원으로 꾸준하게 상승했다. 그러다 올 1분기 1229만원을 기록해 전기와 비교해 0.16% 상승에 그쳤다. 

    지방 아파트도 현재 집값 상승 폭이 현격히 줄고 있다. 대출 규제가 예고된 상황에서 매수세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방 아파트의 매매가격(3.3㎡ 기준)은 지난해 △1분기 659만원 △2분기 675만원 △3분기 686만원 △4분기 692만원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올 1분기 693만원으로 상승률이 0.14%로 줄었다. 

    지방 광역시도 부산을 제외하고 집값 상승은 주춤해진 모습이다. 특히 꾸준하게 상승 곡선을 그렸던 대구는 올 들어 첫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3.3㎡당 888만원에서 올 1분기 881만원으로 감소했다. 광주도 지난해 상승추세에서 벗어나 올 들어 보합세에 접어들었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지방은 전반적으로 집값이 오르면서 올들어 상승 폭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청약 열기로 뜨거운 부산은 규제에 따른 집값 영향은 적은 편이다. 다만 규제가 본격적인 5월부터 기존주택 시장도 다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부산은 전셋값이 집값을 안정적으로 받쳐주고 있다"면서도 "내달부터 대출규제가 본격 시행되면 기존 주택시장도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 ▲ ⓒ부동산114
    ▲ ⓒ부동산114


    청약 시장은 입지별 특성에 따라 양극화가 지속할 것이란 의견이 상당수다. 기존 주택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청약시장도 사업성이 확보된 지역에만 수요가 몰릴 것이란 의견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입지와 사업성이 확보된 사업지에 청약 통장이 몰릴 것"이라며 "주택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방 청약시장도 양극화는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분양한 103개 단지 중 1순위 마감은 총 34개 사업지다. 이 중 지방에서만 24곳에 달했다. 최고 경쟁률 기록은 '창원 꿈에그린'으로 1순위 평균 경쟁률 143.5대1을 기록한 바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기존 주택 시장은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가격조정은 뚜렷해질 것"이라면서 "청약 시장도 입지에 따라 선별적 인기는 예상되지만 대출 규체 영향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