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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쪽이야 사업성이 검증됐으니 우리를 포함해 많은 건설사가 계속 주시하고 있다. 강남은 앞으로도 수주전이 계속 치열할 거다. 핵심은 수익성이다. 다른 지역 현장설명회(현설)도 갈 수야 있겠지만 현설 간다고 입찰하는 건 아니다" (A 건설사 관계자)
서울 도시정비사업이 양극화 현상을 보인다. 강남권 사업장은 눈독 들이는 건설사가 많지만 강북 쪽은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신반포 한신4지구 △신반포 한신15차 △대치 쌍용1, 2차 △서초 신동아1, 2차 등 조합설립인가를 끝낸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에선 대형 건설사들의 물밑 홍보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은 '디에이치'와 '아크로' 등 강남 재건축 맞춤형 고급 브랜드까지 내세웠다.
반면 강북에 있는 △은평구 역촌1구역과 증산5구역 △중랑구 면목6구역 △도봉구 도봉2구역 등은 상대적으로 건설사의 관심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노원구 상계주공8단지 재건축 사업장이 '대우건설 VS 한화건설'의 입찰 대진표를 성사시켜 체면치레를 한 정도다.
이러한 간극이 발생한 이유는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장의 사업성을 엄격히 따져서다. 건설사로선 같은 서울 도시정비사업장이라도 공사비 회수와 일반 분양분 판매가 쉬운 데다 아파트 브랜드 홍보 효과까지 있는 강남권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B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는 다른 건설사가 꺼리는 사업장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검토하는 편이어서 지역을 가리진 않는다"면서도 "돈을 벌어야 하는 건설사로선 수익성 확보가 쉬운 사업장에 몰리게 돼 있다"고 전했다.
또 강북에서 수익성 있는 도시정비사업장의 개발이 대부분 완료된 것도 양극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마포구 △용산구 등에 있는 사업장은 시공사 선정은 물론 입주까지 끝난 곳이 많다.
이에 비해 △은평구 △도봉구 △중랑구 △노원구 등은 도심과의 거리나 교육 환경 등 입지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건설사로선 가뜩이나 도시정비사업에서 시행사인 조합과의 갈등이나 공사비 문제 등으로 홍역을 앓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감수하고 들어갈 만한 사업장이 많지 않은 것이다.
C 건설사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은 기본적으로 계륵"이라며 "주택 사업 때문에 외면할 순 없지만 진행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모든 것들과 수익성을 따져 입찰 참가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라며 "현설에는 들어가도 이후 사업성 검토에서 기존 참여 입장이 뒤집히기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