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보다 M&A 등 구조적 이슈로 이직 많아올해 이직자 30명 넘겨
  • 증권가의 '꽃'으로 불리는 애널리스트들이 더 나은 자리를 찾아 새 직장으로 옮기는 사례가 올해 들어 잇따르고 있다.

     

    애널리스트의 몸값을 올리는 증권사 간 스카우트 경쟁이 아니라 합병 등 구조조정이나 업종 전환에 따른 이동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 예년과 다른 특징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10대 증권사 내에서 회사를 옮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30명을 넘어섰다.


    우선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의 합병 등을 앞두고 자리를 옮긴 연구원들이 눈에 띈다.


    신동준 전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자산분석실장(이사)은 지난 3월6일부터 미래에셋증권 트레이딩부문 글로벌전략실장으로 일하고 있고, 같은 리서치센터의 고은진 크로스에셋팀장과 김일혁 연구원도 함께 옮겼다.


    다만 이들은 미래에셋증권의 리서치센터가 아닌 트레이딩룸에 둥지를 틀었다.


    KB투자증권과 합병할 예정인 현대증권에서는 지난 3∼4월 연구원 3명이 퇴사했다.


    이 가운데 2명은 아예 다른 업종으로 떠났고 나머지 1명도 증권사로 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간 합병을 앞두고 증권가에 폭풍전야와 같은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나가는 사람은 있지만 그만큼 더 뽑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센터를 떠난 연구원들은 자산운용사로 이동하거나 직접 운용사를 차리기도 한다.


    올해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나간 연구원 5명 중 4명은 자산운용사에서 자리를 잡았다.


    신한금융투자의 스몰캡(중소형주) 담당이던 한 연구원은 운용사를 창업하기 위해 지난 2월 회사를 그만뒀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의 채권전략 담당 연구원이 지난 1월 국민연금으로 이직하는 등 운용 쪽으로 이직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이 10명을 넘는다.


    반면 삼성증권에서 하나금융투자로 옮긴 김용구 연구원(시황담당), 교보증권에서 삼성증권으로 간 이슬비 연구원(채권담당) 등 여러 사유로 증권사를 갈아탄 연구원은 10명이 채 안 됐다.


    여기에는 증권가의 '꽃'으로 불리는 애널리스트 직종의 연봉이나 안정성 등 고용 조건이 예전같지 않은 것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애널리스트의 몸값을 올리는 스카우트 열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면서 "미래와 대우, KB와 현대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이동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