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몬테브렌토 절벽에서 다이빙을 한 뒤 곧바로 강원도 인제 서킷에서 레이싱카를 타고 드리프트에 도전한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고 난 뒤에는 대세 배우 송중기가 바로 내 눈 앞에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패션·음료 등 유통업계에서는 이처럼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가상현실(VR) 이벤트가 소비자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있다.
코카콜라의 탄산 음료인 '환타'는 음료 이미지에 걸맞는 톡톡 튀는 익스트림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VR 영상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탈리아 몬테브렌토 절벽에서 다이빙을 하는 '윙수트', 미국 유타주 모압 협곡을 건너는 스릴 넘치는 외줄타기 '하이라인', 강원도 인제 서킷에서 레이싱카를 즐기는 '드리프트', 모압 협곡 프룻볼에서 로프를 타는 '로프스윙' 등 세계 각지에서 익스트림 활동을 즐기는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특히 3인칭이 아닌 1인칭 시점으로 구성돼 VR을 체험하는 사람이 마치 그 지역에서 직접 모험을 즐기는 듯한 현실감 있는 스릴과 짜릿한 경험을 제공한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VR 영상은 실제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현장감과 생동감이 뛰어나 이색적이고 체험형 콘텐츠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받는 콘텐츠"라며 "지루한 일상 속 짜릿함을 콘셉트로 한 환타가 제안하는 스릴 넘치는 VR 영상을 통해 짜릿한 모험을 즐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환타VR 중 '드리프트' 영상이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으며 현재까지 유튜브 채널에서 8만7000여명이 영상을 감상했다.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도 최근 회사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체리블라썸' VR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오전 8시 출근 길에 매장에서 모닝커피를 즐기는 모습, 12시 30분에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는 모습, 오후 4시 학교에서 친구와 커피 마시며 공부하는 모습, 오후 8시 30분에 연인과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 등 다양한 장소와 시간대별로 체리블라썸 음료를 즐기는 일상이 담겨있다.
영상 속에 음료 사이즈 업그레이드 쿠폰을 숨겨놔 소비자가 가상현실로 음료를 먼저 경험한 뒤 오프라인 매장으로 올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냈다.
스타벅스 체리블라썸 영상은 별도의 VR 장비 없이도 스마트폰을 통해 볼 수 있으며 PC로 볼 때는 구글 크롬(Chrome) 브라우저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백수정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마케팅담당 상무는 "스타벅스 제 4의 공간인 디지털 경험을 더욱 혁신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가상현실 영상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체리블라썸' VR 영상은 공개된지 1개월 만에 유튜브 10만 뷰를 넘어섰다.
동아오츠카는 자사 대표 브랜드인 포카리스웨트를 달에 보내는 '루나 드림캡슐 프로젝트' 일환으로 VR뷰어를 통한 가상우주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루나 프로젝트'는 구글(google)이 주최하는 달 탐사 경진대회 '루나 엑스 프라이즈(LUNAR X Prize)'에 참여하는 초대형 우주 프로젝트로 동아오츠카 측은 티타늄으로 특별 제작된 포카리스웨트 모형의 캡슐에 청소년과 고객들의 꿈의 메세지와 포카리스웨트 분말을 담아 달로 띄워 보낼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
패션 업계에서도 가상현실 마케팅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송중기와 서예지, 남보라, 고창석, 빈지노 등 연예인 8명의 댄스를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VR 영상을 공식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공개했다.
송중기를 비롯한 모델 8명은 360도 영상 속에서 코오롱스포츠 워킹화 SOX(삭스)를 신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박승화 코오롱스포츠 마케팅팀 부장은 "가상현실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적용해 모델 송중기의 친근한 모습과 함께 워킹화 SOX의 기능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면서 "시청자를 위해 바로 눈앞에서 노래하고, 댄스 공연을 하는 듯 생생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스포츠 VR 티저 영상은 1달여만에 83만뷰를 기록했으며 송중기 단독 VR 영상은 4만2000건을 넘어섰다. -
빈폴·갤럭시·구호·르베이지 등의 브랜드를 갖춘 삼성물산도 가상현실의 미래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패션과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지난달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퓨쳐 럭셔리 컨퍼런스의 기조 연설자로 나서 "SNS로 소통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주역으로 떠오르고 첨단 IT기술이 융합되면서 패션의 미래 가능성이 무한대로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미래 패션 시장이 빅데이터, VR, 인공지능 등 첨단 IT기술과 SNS가 융합해 새로운 창조적 가치를 지향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디자인 역량과 첨단 기술을 갖춘 삼성이 이상적인 시장으로 떠오른 K패션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앞서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을 단추에 적용한 스마트 수트와 태양광 패널을 적용한 클러치백 '솔백', 심전도와 근전도 체크가 가능한 스포츠 의류 '바디콤파스', 허리치수와 활동량 등을 체크할 수 있는 벨트 '웰트' 등 다양한 IT 기술이 접목된 패션을 선보인 바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패션과 IT 기술을 접목시킨 아이디어를 여러가지 구상하고 있으며 언젠가는 VR도 그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단순히 패션과 VR을 접목시키는 것보다는 두 아이템이 합쳐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유통업계에 처음으로 가상현실을 활용한 다양한 영상과 이벤트가 공개됐다"면서 "아직까지는 제품과의 직접적인 연관성보다는 소비자 간접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해외 패션쇼를 실시간 VR 영상으로 집에서 관람 후 쇼핑할 수 있고 가상현실 속 '나' 캐릭터에게 직접 옷을 입혀보는 등 기술 구현이 발전되면 더욱 세밀한 가상현실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