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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선업 불황 등으로 대규모 실업이 우려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협력사들이 올해 1만8천여명을 뽑기로 해 '고용 절벽'을 줄이는데 일조할 전망이다.또한 현대차그룹은 협력사 채용과 별도로 올해 정규직 1만여명을 채용하기로 하는 등 사실상 국내 고용 시장의 구원 투수로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 10일 협력사 채용 박람회를 마쳤는데 2만5천여명의 취업 준비생이 몰리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단일 기업체 채용 박람회에 이처럼 많은 구직자가 몰린 것은 드문 일이다.
이번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 박람회는 전국 5개 지역에서 열렸으며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들은 이번 박람회와 연계 채용될 인재들을 포함해 올해 1만8천여명을 고용할 방침이다.
최근 구조조정에 돌입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의 협력사 직원이 1만여명 넘게 옷을 벗은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들 조선 3사는 지난해 8조여원에 달하는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내며 경영난으로 대규모 해고가 이뤄지는 반면 현대기아차는 안정된 실적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면서 더 많은 협력사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 박람회는 국내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큰 고용 시장"이라면서 "조선업 등의 불황으로 실업자가 쏟아지는 가운데 현대기아차처럼 협력사 박람회를 통해 대규모 인력을 채용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올해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 박람회에는 부품 협력사, 정비·판매 협력사, 설비·원자재 협력사, 지역 강소기업 등 총 350개사가 참가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행사를 통해 우수 인재 채용 가능성을 높이고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유망 중소기업에 지원할 기회를 제공해 협력사 동반성장의 방향을 제시했다. 현대·기아차는 채용 박람회장을 찾은 취업 준비생들을 위해 다양한 부대 시설과 프로그램을 준비해 취업 준비생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청년 인재가 체계적인 직무 교육과 인턴십을 경험, 협력사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의 홍보관을 별도로 운영해 현장에서 직접 참가 신청을 받는 등 채용 박람회와의 연계 효과를 높였다.
광주에서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직접 별도로 운영한 '고용존' 홍보관이 주목받았다. '고용존'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상담과 취업·창업 멘토링을 진행해 센터 차원에서 지역 청년 고용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 박람회는 이제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의 대표 채용 박람회로 자리잡았다"면서 "앞으로 양질의 일자리 기회 제공을 넘어 실질적인 청년 취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1차 협력사에서 1만8천여명을 뽑는 것과 별도로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올해 정규직 1만여명을 채용해 고용난 해결에 앞장설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천500명을 채용한테 이어 올해는 1만여 명을 뽑을 예정이다. 인턴과 경력직, 공채를 모두 포함한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인턴이나 경력직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1만명 이상이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된다고 보면 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3년간 3만6천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연도별로 상황에 따라 채용 규모가 달라 올해는 1만명을 약간 넘는 수준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까지는 5년간 총 6만명을 채용한다는 장기 플랜도 세워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