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 '반전 드라마' 성공... '수협법' 마지막 상임위 극적 통과

마침내 수협중앙회가 수협은행을 자회사로 분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는 12일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연달아 열고 수협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여야 간 '무쟁점' 법안으로 꼽혀온 만큼 법사위를 거쳐 오는 19일 무난한 본회의 통과가 예상된다.

정부는 19대 국회에서 수협법 개정안을 수차례 요청해왔다. 문제는 초반 여야의 이견이 잇따랐던 데다가 이후 국회 농해수위가 세월호 사태에 막혀 개점휴업 상태가 계속되면서 자칫 수협법 개정이 20대 국회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지난 10일 국회 농해수위에서는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에 관한 이견으로 전체회의가 파행하면서 수협법 통과에 먹구름이 가득했다.

돌파구는 수협이 만들어 냈다. 수협중앙회 김임권 회장은 "수협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수협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어업인과 수산업에 대한 지원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수협법 통과를 호소했다.

특히 여야 농해수위 소속 위원들을 대상으로 수협법의 당위성, 절실함 등을 수차례 전달, 끝내 동의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여야가 이날 수협법 개정안을 19대 국회서 막판에 처리함에 따라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을 자회사로 분리할 수 있게 됐다. 수협법 개정안은 수협중앙회가 국제결제은행(BIS)의 은행자본규제 기준인 바젤Ⅲ를 도입할 수 있도록 수협은행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바젤Ⅲ는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2010년 결정한 은행 자본건전성 관련 국제협정이다.

지금껏 수협은행은 조합원 출자와 정부의 자금 출연에 따른 자본구조의 특수성으로 지난 2013년 12월1일자로 국내 모든 은행이 도입한 새로운 국제 자본규제인 바젤Ⅲ를 적용하지 못했다.

현재 수협의 바젤Ⅲ 유예기간은 2016년 11월말까지로 유예기간 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영업정지와 경영 개선 명령을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을 수 있어 정상적인 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수협은행은 바젤Ⅲ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수협중앙회로부터 독립한 뒤 자본을 늘려야 한다. 수협은행을 수협중앙회의 자회사로 분리한 뒤 공적자금 상환의무를 중앙회로 돌리고 자기자본금을 2조원까지 늘려야 한다.

수협은행은 현재 수협중앙회 내 신용사업부 소속으로 바젤Ⅲ 기준으로 할 때 2001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받은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이 전액 부채로 전환된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8%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수협 신용사업부의 BIS 비율은 12.1%이다.

수협중앙회는 법안이 처리되는 대로 신용사업을 분리, 수협은행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가 100% 출자한 주식회사 형태로 은행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