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모두 같은 제품, 성분 배합 따라 맛이 다를 뿐"면세점 '로얄' 홍삼근 100%로 쓴 맛 덜하고 백화점·가두점은 홍삼근 75%, 홍미삼 25%로 홍삼향과 쓴 맛 강해"면세전용 '로얄' 제품 국내 출시는 현재로선 고려 안해"
  • ▲ 면세점 내 정관장 매장. ⓒ정재훈 기자
    ▲ 면세점 내 정관장 매장. ⓒ정재훈 기자


    "정관장 홍삼, 백화점·면세점·가두점 중 어디서 파는 제품이 더 좋아요?" 

    한국인삼공사가 판매하고 있는 정관장 홍삼이 같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백화점과 면세점, 가두점 등 판매처에 따라 성분 배합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한때는 "면세점 제품이 가장 좋다", "백화점 제품이 최고다"는 주장이 갈리기도 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성분에 따른 '맛'의 차이일 뿐 기능상의 유의미한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6일 오후 방문한 서울 시내 면세점 내 정관장 매장은 홍삼 제품을 사기 위해 구경 중인 유커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주인공인 송혜교와 송중기가 즐겨 먹는 간식으로 '홍삼정 에브리타임'이 등장하면서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이 제품은 최고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 ▲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로얄. ⓒ정재훈 기자
    ▲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로얄. ⓒ정재훈 기자


    면세점 전용으로 판매되는 '홍삼정 에브리타임 로얄'은 홍삼농축액에 사용되는 6년근 홍삼 중 홍삼의 몸통 부분을 의미하는 홍삼근만 100% 들어간 제품이다.

    면세점 정관장 매장의 한 직원은 "외국인들은 홍삼 뿌리의 쓴 맛을 싫어해서 면세점에서는 몸통 100%로만 만든 로얄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로얄 제품이 기능적으로 일반 제품에 비해 더 좋다 더 안좋다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쓴 맛이 없는 홍삼 제품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날 해외 여행을 앞두고 부모님 선물을 사기 위해 면세점을 찾았다는 회사원 윤윤정 씨(33세)는 "면세점 홍삼이 제일 좋은 제품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냐"고 반문하면서 "면세점 홍삼은 홍삼 100%가 들어가고 다른 제품은 홍삼 100%가 아니라고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 ▲ 면세점 전용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로얄 성분표. ⓒ정재훈 기자
    ▲ 면세점 전용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로얄 성분표. ⓒ정재훈 기자


    상품 뒷면에 적힌 홍삼 제품 성분표를 보여주자 윤 씨는 "홍삼근, 홍미삼이 뭔지 잘 몰랐고 면세점에서는 '100%'라는 것만 강조해서 당연히 더 좋은 제품인 줄 알았다"면서 "그래서 항상 홍삼은 면세점에서만 샀는데 시중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백화점 내 정관장 매장과 가두점에서 판매하는 '홍삼정 에브리타임'은 똑같은 제품으로 면세점 제품과 삼 배합 비율만 다르다. 백화점과 가두점 판매 제품은 홍삼농축액에 사용되는 6년근 홍삼 중 홍삼근이 75%, 홍미삼25%가 들어가 있다.


  • ▲ 백화점과 일반 매장에서 판매중인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 성분표. ⓒ정재훈 기자
    ▲ 백화점과 일반 매장에서 판매중인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 성분표. ⓒ정재훈 기자


    백화점 정관장 매장 직원에게 면세점 제품과 뭐가 다른지, 어떤 제품이 더 좋은지를 묻자 "면세점 제품은 홍삼 뿌리를 넣지 않아 쓴 맛을 줄인 제품일 뿐 뭐가 더 좋다 나쁘다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며 "다만, 백화점 제품은 홍삼 몸통과 뿌리가 모두 들어가 있어 전반적인 맛의 밸런스가 더 좋다는 고객들의 평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 명동의 정관장 매장 직원은 "예전에는 백화점 홍삼이 더 좋다, 면세점이 더 좋다 이런 이야기가 떠돌았는데 사실 맛의 차이일뿐 더 좋다 나쁘다 할 수는 없다"면서 "예전에는 외국인들이 쓴 맛을 싫어해서 면세점 '로얄' 제품을 선호했다고 하는데 요새 매장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오히려 한국에서 제일 인기가 높은 제품을 추천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 ▲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 입점한 정관장 매장. ⓒ정재훈 기자
    ▲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 입점한 정관장 매장. ⓒ정재훈 기자


    정관장 관계자는 "백화점, 면세점, 가두점에서 판매되는 홍삼 제품은 이름이 같은 경우엔 똑같은 제품이고 제품명이 다른 제품은 성분비나 성분이 조금씩 다르다"면서도 "하지만 어느 제품이 더 좋다기 보다는 맛이나 성분의 차이일뿐 우열을 가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관장 측에 따르면 현재 홍삼 제품의 내수 수출 비중은 내수가 9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최근 부드러운 맛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면세점 전용 '로얄' 제품을 국내에서도 출시해 달라는 문의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정관장은 앞으로도 내수와 수출 제품은 따로 구분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정관장 관계자는 "면세점 '로얄' 제품은 홍삼근 100%가 들어가는데 이 제품을 국내용으로도 만들려면 원재료인 홍삼의 몸통 부분이 많이 필요하고 뿌리 부분은 많이 남게 된다"면서 "홍삼은 공산품이 아닌 자연식품이기 때문에 원료 수급 문제도 있어 '로얄' 제품을 국내용으로 확대 생산하는 방안은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 ▲ 서울 시내의 정관장 매장. ⓒ정재훈 기자
    ▲ 서울 시내의 정관장 매장. ⓒ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