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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의 재무개선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주택사업 호조에도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대우건설의 사업보고서(연결기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유동 비율은 137%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20% 포인트 하락했다 .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을 의미한다. 1년 이내에 상환할 유동부채를 유동자산으로 얼마나 충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즉 기업이 보유한 지급·신용능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준점으로 활용된다. 통상적으로 150%가 넘으면 기업의 단기 지급능력이 양호하다고 판단한다.
대우건설의 1분기 유동자산은 6조92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97억원 증가했다. 유동부채도 5조375억원을 기록해 1년 전과 비교해 6594억원이 늘었다.
대우건설의 부채총계는 7조6515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5549억원)보다 약 1000억원 늘었다. 부채비율은 1분기 274%로 전년 동기 282%에 비해 소폭 개선됐다. 아직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상장 건설사 중 GS건설(27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재무건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250%가 넘어선다면 불안한 재무상태라고 볼 수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착공 현장에 대한 선수금이 반영돼 부채가 증가했다"며 "추후 준공률이 높아지면 부채비율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2014년부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지만 재무상태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2013년부터 해외부문 손실 반영으로 인한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해외인프라·플랜트 부문에서 매출이 증가한 만큼 손실을 키웠다.
해외인프라 부문의 1분기 매출은 39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3%(1657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535억원으로 지난해 189억원보다 적자를 183% (346억원) 키웠다.
플랜트 부문의 매출도 399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285억원)보다 22% 증가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478억원으로 전년 적자(175억원)보다 172% 늘었다.
반대로 주택 부문 영업이익은 8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전체 영업 이익(605억원)보다 높은 수치다.
장문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잔고의 원가율이 높아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쟁심회 시기에 수주했던 대형 프로젝트의 매출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개선을 논하는 것은 이르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1분기에 모로코 SAFI 발전, 쿠웨이트 CFP, 카타르 고속도로 등 대형공사의 매출이 본격화됐다. 그러나 동남아 건축현장과 모로코 비료공장의 추가비용 투입으로 원가율이 크게 상승됐다. 결국 매출 상승의 의미를 희석한 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프로젝트 부실을 반영해 해외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해외사업지의 미청구공사금액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미청구공사 잔액은 9873억7400만원이다. 이 중 중동 프로젝트 비중이 81%(8012억200만원)에 달한다. 대우건설의 1분기 지역별 매출액을 보면 중동은 4297억원으로 전체의 16.7%에 달한다.
대우건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지난해 1분기 1505억원에서 올해 -520억원으로 전환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실제 벌어들인 현금을 읽을 수 있는 수치다.
악화된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큰 폭으로 줄었다.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664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7654억원)보다 1000억 가까이 감소했다.
1분기 매출채권도 3조18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61억원(7%) 증가했다. 매출채권에는 미청구공사대금을 포함해 미수금, 미수수익, 단기대여금 등이 포함된다. 즉 매출채권이 증가하면서 곳간에 현금을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올해 상반기 자체사업 증가로 일시적으로 악화한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꾸준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