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가 마침내 수협은행의 독립법인 설립 물꼬를 텄다.
국회는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수협은행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내용의 수산업협동조합 일부개정안, 이른바 수협법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수협은행은 중앙회가 100% 출자한 회사로 향후 은행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개정안은 수협은행의 바젤Ⅲ(국제은행자본규제 기준)규정 적용을 위해 수협은행을 중앙회에서 분리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수협은행은 조합원 출자와 정부의 자금 출연에 따른 자본구조의 특수성으로 국내 전 은행이 도입한 새로운 국제 자본규제인 바젤Ⅲ를 적용하지 못하고 2016년 11월말까지 3년동안 도입을 유예받았다.
현 상태로 바젤Ⅲ를 적용하게 되면 정부로부터 받은 공적자금(1조 1581억원) 전액이 부채로 잡혀 바젤Ⅲ가 규정한 BIS 자기자본비율 8%규정을 지킬 수 없게된다. BIS비율이 8% 밑으로 떨어질 땐 영업중단 등 조치가 불가피해 고스란히 국내 수산인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수협 신용사업부의 BIS 비율은 12.1%이다.
정부는 수협은행의 바젤 Ⅲ적용 기준인 자본금 2조원 조성을 위해 5500억원을 지원한기로 했다. 또 수협중앙회도 3500억원을 투입한다.
정부의 공적자금과 추가 지원금을 합친 약 1조7000억원은 중앙회가 갚아나가기로 했다. 대신 수협은행은 명칭사용료는 수협중앙회에 내게된다. 수협명칭사용료는 은행 영업수익(매출액)의 2.5%로 연 3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 무쟁점 법안 질질 끈 국회...수협은 적극적
수협법 개정안은 일찌감치 여야의 '무쟁점' 법안으로 손꼽혀왔다.
지난해부터 번번히 무쟁점 처리 1순위로 꼽혀왔지만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에 관한 이견으로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의 개점휴업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처리는 계속 뒤로 밀렸다.
지난 10일에는 농해수위 전체회의가 파행되면서 수협법 개정안이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무쟁점 민생법안까지 정치적 이유로 폐기돼선 안된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된 데다가 수협중앙회가 발벗고 나서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특히 수협중앙회 김임권 회장은 여야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수협법 통과를 거듭 호소했다. 이른바 '맨투맨' 전략으로 수협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때 수협의 경쟁력 악화는 물론 어업인과 수산업에 대한 기능 지원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 내 수산업·어업인구가 많은 점을 고려한 전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