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저가 공세 맞서 원료의약품 수출 지속 증가
  • 국내 제약사들이 원료의약품(API)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API 시장에서 종근당의 활약이 눈에 띈다.

    원료의약품은 완제의약품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원료로 사람에게 투여하는 의약품의 바로 전 단계 약물이다. 완제의약품 제약사는 이 원료의약품을 사들여 가공한 후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원료의약품 수출은 10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제약산업 견인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사들에선 중국·인도 등의 저가 공세에 맞서 글로벌 시장 판로 개척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원료의약품 자회사인 경보제약(국내 API시장 점유율 1위로 지난해 매출액 기준 14.6%)과 종근당바이오(발효 API)를 통해 연간 약 2000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경보제약은 항생제, 흡입마취액, 소화기관용제, 심혈관용제 등 50여종이 넘는 원료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보유했다. 그 중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제품 리피토(고지혈증칠제)의 원료인 아트로바스타틴 생산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보제약의 2014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약 46%에 달한다. 일본(70%), 유럽(4.2%) 등 주요 선진국에 원료의약품등록(DMF)을 완료하고 3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2011년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일본(PMDA), 유럽(COS)으로부터 세파로스포린계와 카바페넴계 항생제 등 주요 제품을 인증 받으면서 해외수출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경보는 지난해 주력시장인 일본을 비롯한 40여개국에 세파계 항생제, 항암제 등의 원료의약품을 수출하며 해외에서 774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이러한 성장세를 몰아 지난해 말 200억원을 투자, 충남 아산 공장 내 생산설비를 신축하기도 했다.

    경보제약 관계자는 "아산 공장 증설로 개량신약이 가능해지면서 제조원가가 절감돼 매출 증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경보제약은 지난 몇 년 간의 성장세에 이어 최근 연구 소장을 새로 영입하는 등 신제품 연구·개발에도 주력하고 있어 앞으로 꾸준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종근당의 또 다른 자회사인 종근당바이오는 국내 최대 규모(1500톤)의 생산 공장과 세계 최고 수준의 발효기술을 보유했다. 종근당바이오의 원료 물질은 균주를 통해 발효조에서 배양과 정제 과정을 거쳐 생산한다. 이러한 발효와 정제기술은 원료의약품 산업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로 알려졌다.

    종근당바이오의 주력 제품인 항생제 원료(PC)는 스위스 산도스(30%), 독일 GSK(20%)에 이어 세계 3위의 생산량(15%)을 자랑한다.

    지난해 종근당바이오는 베타락탐 저해제(Potassium Clavulanate), DMCT(항생제원료), 리팜피신(항생제원료, 결핵치료제), Acarbose(제2형 당뇨병치료제) 등의 원료 수출액이 약 83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값싼 중국·인도산 원료의약품이 인기를 끌고 있어 가격 경쟁에선 이길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을 선택하는 것 보다는 고품질로 경쟁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며 "경보제약의 경우 오랜 기간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품질면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노하우나 인지도에서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세계 원료의약품 시장 전망은 밝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오는 2022년 원료의약품 시장 규모는 2000억달러(약 2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4년 기준 약 1200억달러(약 138조원) 수준이던 시장이 연평균 8%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시장 전망이 밝고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의 국산 원료 선호도가 이어지면서 일부 제약사들에서 공장을 증설하는 등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원료의약품은 단기간에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회사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