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드 TV '제작-기술 검사' 병행, 세계 TV 시장 '선도'완벽에 가까운 생산공정 눈길…"구미사업장, 16개 해외 법인 '마더 팩토리' 해당"
  • ▲ LG전자 구미사업장의 올레드TV 생산라인 모습. ⓒLG전자
    ▲ LG전자 구미사업장의 올레드TV 생산라인 모습. ⓒLG전자

    [경북 구미=윤진우 기자]"구미사업장은 우리나라 TV 역사의 원조이자 종갓집 역할을 하는 곳이다. 16개의 LG전자 해외 법인 가운데 구미사업장은 마더 팩토리에 해당한다. 구미사업장은 공정과 생산력에 대한 선도적 기술을 개발해 해외 법인에 공급하고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병철 LG전자 글로벌생산부문 TV/모니터생산FD(상무)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넘쳤다. 이 상무는 한국을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만든 구미사업장에 대한 임무에 완벽히 공감하고 있었다. 

    지난 3일 기자들이 TV의 도시 경산북도 구미시를 찾았다. 1975년 준공돼 매년 400만대의 TV를 생산하고 있는 LG전자 구미사업장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구미사업장에서 제작된 TV는 LG전자 전체 TV 생산량에 12%로 한국, 일본, 중동, 호주 등 5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특히 구미사업장은 LG TV사업의 미래, 올레드 TV에 대한 제작 및 기술 검사를 진행하며 세계 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G전자는 2013년 55형 올레드 TV를 세계 최초 출시하며 글로벌 올레드 TV를 이끌고 있다.
     
  • ▲ LG전자 구미사업장의 올레드TV 생산라인 모습. ⓒLG전자
    ▲ LG전자 구미사업장의 올레드TV 생산라인 모습. ⓒLG전자


    ◆"마음 통일! 행동 통일! 일하는 방식 통일!"  

1966년 국내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흑백 TV를 출시한 LG전자는 1975년 구미사업장을 준공하며 TV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현재 구미사업장에는 월 33만대 가량의 TV가 제작되고 있다. 이중 올레드 TV는 월 1만 대 수준이다.

구미사업장은 A1, A2, A3동으로 구성돼있다. A1동은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 A2동은 제품 및 부품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TV가 제작되는 곳은 A3동으로 연면적은 12만6000제곱미터(㎡) 규모에 달한다. A3동 건물 내에는 4개의 TV 생산라인과 제품 시험 연구소, 자재 창고 등이 위치해 있다.
 
G1~G4로 이어지는 4개의 TV 생산라인은 LCD, LED, 55형 올레드, 65형 및 75형 올레드 생산에 각각 사용되고 있다. 기자가 방문할 당시 G1 라인에선 49형 LCD TV, G2 라인에선 43형 LED TV, G3와 G4라인에선 55형 및 65형 올레드 TV가 각각 생산되고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완벽에 가까운 기계화 설비가 구축된 작업 환경이다. 구미사업장은 다양한 제품의 생산에 맞춰 팔레트(Pallete) 방식과 플로우(Flow) 방식을 병행 운영하고 있다. 


  • ▲ LG전자 구미사업장의 올레드TV 에이징 테스트 모습. ⓒLG전자
    ▲ LG전자 구미사업장의 올레드TV 에이징 테스트 모습. ⓒLG전자


    구미사업장은 곡면 디스플레이, 얇은 베젤의 사이니지 등 입체적 작업이 필요한 경우, 팔레트 방식을 적용해 작업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근무자가 작업 하나하나를 확인할 수 있는 팔레트 방식은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생산에 적합하다.

    빠른 생산 속도로 효율성을 높여야하는 보급형 제품에는 컴퓨터와 근무자가 함께 일하는 플로우 방식이 적용된다. 구미사업장은 컨베이어 벨트가 일정한 속도로 흘러가는 방식인 플로우 방식의 오류를 걸러내기 위해 자동화된 생산장비와 숙련된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구미사업장은 플로우 생산라인에 TV업계 최초 자동 스크류 체결기(나사 조립)를 도입해 작업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특히 전 과정을 바코드화해 누락된 부품 여부를 검사하고 있으며, 최종 포장공정에서 다시 한번 액세서리 누락 등의 종합적인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 ▲ LG전자 구미사업장의 올레드TV 에이징 테스트 모습. ⓒLG전자
    ▲ LG전자 구미사업장의 올레드TV 에이징 테스트 모습. ⓒLG전자


    ◆올레드 TV, 품질공정만 3일…"모든 제품 테스트 거쳐"


    구미사업장이 다른 사업장과 가장 큰 차이점을 갖는 것은 올레드 TV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특히 생산 제품 중 일부를 뽑아 검사를 진행하는 '샘플링'이 아닌,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제품 전체에 대한 '에이징' 시험을 실시하며 완벽에 가까운 제품 품질을 보증하고 있다.

    올레드 TV는 일반 LCD TV와 달리 생산라인에서 1차적인 에이징(Aging) 테스트를 진행한다. 에이징 테스트는 화면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며 색상 등에 문제가 없는지 TV를 일정시간 켜놓는 검사를 말한다.

    약 15분 간의 1차 에이징 테스트를 통과한 올레드 TV는 일반 TV와 같이 박스안에 담겨져 포장된다. 일반 TV라면 이대로 고객들에게 전달되겠지만 올레드 TV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레드 TV는 포장된 박스를 뜯어 2차 검사를 진행한다. 포장을 뜯고 설치되는 상황에 있을 문제점까지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다.

    포장에서 분리된 올레드 TV는 상온에서 3일(72시간)간 에이징 테스트를 거친다. 이때에는 TV를 자동으로 껐다 켜기를 반복하고, 방송 채널을 무작위로 돌리고, 음량을 조절하는 등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기능 위주로 테스트가 진행한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문제가 없는 올레드 TV만이 재포장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소비자가 받게되는 모든 올레드 TV는 해당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치게 된다. 


  • ▲ LG전자 구미사업장에서 생산된 올레드TV가 출하되고 있는 모습. ⓒLG전자
    ▲ LG전자 구미사업장에서 생산된 올레드TV가 출하되고 있는 모습. ⓒLG전자


    LG전자 관계자는 포장된 상태의 제품을 다시 꺼내는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도 이런 실험을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철저히 소비자 관점에서 제품을 살펴보기 위한 이유라 설명했다. 그는 "박스를 개봉하고 제품을 꺼내 설치하는 데까지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충격까지 확인하겠다는 LG전자의 철학이 담긴 결과"라고 강조했다.

    구미사업장에는 일반적인 검사와 함께 충격, 진동, 고온, 소음 등 다양한 가혹 실험 테스트도 함께 진행된다. 기자가 확인한 올레드 사이니지는 한 대는 60도 고온 실험실에서 약 300일(7000시간) 이상 연속 작동되고 있었다.

    LG전자의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올레드=프리미엄' 이라는 이미지가 구축되는 상황을 발판삼아 올레드 TV 보급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글로벌 TV 제조사들이 올레드 TV를 적극 출시하는 상황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는 흑백 TV, 디지털 TV, 올레드 TV를 앞세워 TV 시장의 패러다임을 이끌어가고 있다. 올레드 TV에 대한 LG전자의 글로벌 경쟁력은 확고한 상황"이라며 "LG전자는 선도적 기술력과 한 발 앞선 투자로 시장 주도권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TV 제조사들이 올레드 시장에 속속 진출하는 만큼 LG전자의 올레드 경쟁력은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