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업계가 사측과 노조의 '같은 듯 다른' 전쟁으로 뜨겁다. 사측은 조선 빅3 CEO들이 그리스로 직접 수주 전쟁에 나섰으며, 국내에서는 노조가 고용 보장을 위해 여의도로 상경하는 것.
7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 CEO들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닷새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최되는 '포시도니아'에 참석키 위해 최근 출국했다.
가삼현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는 지난 4일 일찌감치 아테네에 도착했다. 도착 직후 가삼현 대표는 수면시간을 제외한 대부분 시간을 선주들과의 미팅에 쏟아부으며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이자 그룹조선해양영업본부 총괄부문장인 정기선 전무도 동행,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과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도 7일부터 본격적인 수주 전쟁에 돌입한다. 이들은 박람회 기간동안 하루 7~8개의 선주 회동을 잡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선주와의 미팅에 할애할 계획이다.
7일 저녁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주그리스 한국대사관 주최로 열리는 박람회 한국관 만찬에는 그리스로 떠난 국내 조선업계 임원들이 총 출동, 해외 주요 선사 선주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친분도 쌓을 예정이다.
조선업계 CEO들이 그리스에서 수주 전쟁에 나선 가운데 국내에서는 9개 조선사 노조가 여의도로 상경, 정부를 상대로 공동투쟁을 벌인다.
9개 조선사 노조 연합인 조선업종노조연대는 8일부터 여의도 산업은행과 국회 등에서 릴레이 상경 투쟁일 벌일 예정이다.
규모는 노조 확대간부 400~500명 수준이며, 지난달 19일 발표한 대정부 요구안을 관철시키겠다는게 이들의 목표다. 조선 3사가 제출한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을 담은 자구안이 시행에 앞서 노조와 본격적인 마찰을 빚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8일부터 조선노련이라는 공동의 이름으로 투쟁을 벌인 이후 각 조선사 노조에게 바통을 넘기며 릴레이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10일~12일은 현대중공업 노조가 남아서 1차 릴레이를, 13일부터는 다른 조선사 노조가 바통을 넘겨받아 무기한 여의도 천막 농성을 이어간다.
향후 대우조선해양은 2300명, 현대중공업은 3000명, 삼성중공업은 1500명 정도의 정규직 직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조선 빅3 노조는 대규모 인력 감축에 반대하며 투쟁에 돌입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3일 대규모 희망퇴직 권고에 반대하며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투쟁에 들어갔으며, 이날에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최길선 회장·권오갑 사장 퇴진’ 운동을 진행한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대규모 인력감축에 반발, 파업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그리스 수주전과 국내 고용 투쟁을 보면 목표은 다르지만 서로 각자의 생존을 위해 싸우는 그 목적은 같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김병조 현대중공업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정부에 제출했던 요구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8일부터 노조 릴레이 상경투쟁을 계획 중”이라며 “정확한 일정은 논의 중이지만 투쟁 장소는 여의도 국회와 산은 등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