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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렌탈 사업 확대로 실적 개선을 노리던 쿠쿠전자가 '공기청정기 유해물질' 검출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공기청정기 등 렌탈 품목 다각화 전략으로 본격적인 해외 렌탈 사업 성장에 기대를 걸었으나, 공기청정기 필터에서 옥타이리소씨아콜론(OIT)이 검출되면서 이미지 타격에 따른 여파가 우려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전자는 주력 제품인 밥솥 등을 활용해 중국·동남아 지역에서 렌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올해 공기청정기와 전기레인지 등 렌탈 품목 다양화로 사업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쿠쿠전자가 공기청정기와 전기레인지 등 렌탈 품목 다각화에 따른 효과가 올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쿠쿠전자는 해외 렌탈 사업 강화를 위해 마케팅비·시설투자 비용을 꾸준히 늘려왔다. 실제 올 1분기 마케팅 및 투자비용 등이 포함된 '판매비와 관리비'는 전년 동기 대비 160억여원 증가한 62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주 쿠쿠전자 공기청정기 필터에서 OIT가 검출되면서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생했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은 전국 매장에서 OIT가 검출된 공기청정기 판매 금지를 결정했다. 지난 17일 마감된 쿠쿠전자 주가는 OIT 검출 발표 전과 비교해 7000원(4.32%) 하락한 15만5000원으로 장이 끝났다. 특히 이날 장중 한 때 15만1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저가를 갱신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미지 타격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 확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쿠전자의 해외 렌탈 비중에 80% 이상이 정수기에 치중된 상황에서 실적 부진을 겪은 만큼 올해 공기청정기 등 제품군 다각화가 절실했다"며 "정수기 외의 타 제품군에 대한 중요도가 커진 상황에서 공기청정기 관련 이미지 훼손은 해외 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쿠쿠전자는 환경부 조사 결과에 초첨을 맞추면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현재 환경부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번에 검출된 OIT 성분이 유해한지 무해한지 결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과가 나와봐야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OIT 검출로 인해 렌탈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내부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쿠쿠전자는 지난해 해외 렌탈 사업에서 1억5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렌탈 사업의 영업이익은 총 127억원이며, 이 가운데 약 128억원이 국내에서 얻은 실적이다. 해외에서는 1억5000만원의 손실이 전부였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쿠쿠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9% 감소한 20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수출과 말레이시아 렌탈 부문 이익률이 전사 평균 대비 크게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쿠쿠전자는 쿠첸, 코웨이 등 경쟁사들처럼 전략적 해외 성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