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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사들이 7월 열연강판 판매가격을 두고 고심에 휩싸였다. 최근 중국의 호주산 철광석 현물가격이 톤당 54달러까지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 당위성은 확보했지만, 전반적인 수요 침체와 중국산 저가 물량 유입으로 시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실수요향 열연강판 7월 판매가격을 톤당 3만원 인상했다. 유통향 가격은 동결이냐 인상이냐를 두고 아직까지 고심 중이다.
포스코는 조선, 건설, 자동차 등 수요업체로 직접 판매하는 실수요향과, 철강 유통업체들에게 공급하는 유통향을 분리한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대제철도 7월 유통향 열연강판 가격을 두고 내부에서 여러가지 의견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분위기로 볼 때 인상은 어렵지 않겠냐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대제철은 6월초까지만 해도 가격을 인상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6월 유통시장내 열연강판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고, 유통상들 역시 가격 인상을 적용하지 못해 동결과 인상을 두고 거듭 고민하고 있다.
열연강판 유통가격 하락은 중국산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산 열연강판 오퍼가격은 톤당 350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는 4월 한창때에 비하면 톤당 150달러 내린 수준이다. 중국산 열연강판 가격이 내려가면서 국산 가격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사실 생산원가를 고려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6월 열연강판 유통시장에서 수요가 줄면서 판매도 감소해, 유통향 출고가격을 어떻게 갈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7월 열연강판 유통향 가격정책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내수 가격 하락, 재고 상황, 현대제철의 가격정책 등을 고려할 때 포스코 역시 동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6월 유통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포스코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7월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이 가격을 내리지 않은 현 시점에 판매를 위해서는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7월에도 중국산 수입재 유통가격 하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철강사들 판매가격 동결로는 유통업체들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