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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서울 강남에 쉐이크쉑(일명 쉑쉑버거)이 들어왔다. 뉴욕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먹어봐야 하는 햄버거, 콧대 높은 뉴요커들도 줄 서서 먹는다는 바로 그 '쉑쉑버거' 말이다.
쉐이크쉑 한국 1호점 강남점 오픈을 3일 앞둔 19일, 대표 제품들을 기자가 먼저 맛 봤다.
먼저 쉐이크쉑의 대표 제품이자 가장 널리 알려진 '쉑버거'는 소고기 패티와 양상추, 토마토, 쉑 소스가 토핑된 치즈 버거이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가 일반 햄버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지지만 도톰한 소고기 패티가 아쉬움을 달래준다. -
한 입 베어무는 순간 폭신한 번(빵)과 원물감이 느껴지는 패티, 쫀득하고 진한 치즈 맛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자극적이거나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일반 패스트 푸드 햄버거와는 분명히 다른 맛이다.
양상추와 토마토를 매장에서 바로 썰기 때문인지 과즙이 풍부했으며 패티는 이것 저것 섞어서 떡처럼 뭉개진 햄버거 패티가 아니라 집에서 직접 만든 함박 스테이크처럼 고기의 육즙과 조직감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진 패스트푸드 햄버거와 주문이 들어오면 직접 조리하는 수제버거의 차이점을 명확히 느낄 수 있다.
쉑버거는 단품이 6900원으로 싼 가격은 아니지만 폭신한 번과 신선한 야채, 도톰한 패티와 진한 치즈 맛 등 뉴욕 현지 쉑버거의 맛을 거의 똑같이 구현해냈다는 점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은 질 좋은 소고기로 패티를 만든다는 것과, 뉴욕 현지 쉑버거 가격이 약 6792원(올해 상반기 평균 환율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착한 가격임이 분명하다. -
지난해 영국 런던 코벤트가든에 있는 쉐이크쉑에서 기자가 먹었던 쉑버거는 번이 딱딱하고 푸석한데다 맛 또한 뉴욕에 비해 한참 뒤떨어져 실망했었는데 한국 쉐이크쉑은 뉴욕 현지 맛 구현에 100%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햄버거에서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쉑 버거 만의 폭신한 번은 꼭 한 번 맛보길 추천한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번과 도톰한 소고기, 쫀득하고 진한 치즈의 궁합은 그 어떤 햄버거도 흉내 낼 수 없다. -
쉑버거 외에도 베이컨을 올린 '스모크쉑'과 채식주의자를 위한 '슈룸 버거'도 맛 봤다.
스모크쉑은 애플 우드 칩으로 2중 훈연한 베이컨과 매콤한 체리 페퍼, 쉑소스, 치즈가 어우러진 햄버거다. 쉑버거와 특별히 다른 맛이라기 보다는 진한 베이컨 풍미가 강하게 느껴진다. 가격은 단품 8900원으로 베이컨을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지만 야채가 들어있지 않아 약간 퍽퍽하게 느껴졌다.
슈룸버거는 몬스터 치즈와 체다 치즈가 들어간 포토벨로 버섯 패티에 양상추와 토마토, 쉑소르를 올린 채식주의자를 위한 버거다. 고기 패티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두꺼운 버섯 패티와 그 속에 가득 들어있는 치즈 때문인지 고기 못지 않은 풍만한 맛을 낸다. 버섯의 향과 바삭바삭한 튀김 옷이 어우러져 고소함이 배가 된다.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색다른 버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가격은 단품이 9400원으로 버거 중 가장 비싸다.
쉐이크쉑은 현지 맛을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앵거스 비프와 치즈, 소스는 물론 번도 미국에서 모두 수입해 제공한다. -
뉴욕의 작은 핫도그 카트에서 시작된 쉐이크쉑은 쉑버거를 선보이기 전에는 핫도그만 판매했다. 바로 그 때 선보였던 제품이 시카고식 핫도그 '쉑 카고 도그(Shack cago Dog)'이다.
구운 소시지와 다진 양파, 오이, 피클, 토마토, 스포츠 페퍼, 샐러리 솔트, 머스터드 토핑을 풍성하게 올려 한끼 식사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쉑 카고 도그'는 첫 입에는 짠맛과 매콤한 맛, 달콤한 맛 등이 섞여 상당히 자극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몇 입 먹다보면 그 자극적인 맛이 오히려 중독성있게 느껴진다.
자극적인 토핑과 짭잘한 소시지는 그야말로 맥주를 부르는 맛이다. 가격은 5500원. -
쉐이크쉑의 프라이는 일반 감자튀김과는 모양새도 맛도 다르다. 인공 첨가물을 넣지 않고 '크링클 컷(Crinkle cut)'기법으로 큼직하게 썰어 내 더욱 바삭하면서도 감자 본연의 맛을 놓치지 않았다. 케찹에 찍어먹어도 맛있지만 프라이 자체가 짠 맛이 강해 쉐이크쉑 치즈 소스에 찍어 먹으면 특별한 감자 튀김을 맛 볼 수 있다. 단, 너무 많이 먹으면 느끼하다.
이 외에도 쉐이크쉑은 매장에서 매일 신선하게 만드는 진한 맛의 쫀득한 아이스크림과 쳔연 설탕으로 만든 다양한 맛의 밀크 쉐이크, 떠 먹는 커스터드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디저트도 선보인다.
쉐이크쉑 밀크쉐이크가 쉑버거와 함께 꼭 먹어봐야 할 인기 제품으로 꼽히지만 밀크쉐이크 자체가 특별히 맛있거나 독특하지는 않다. 아이스크림과 레모네이드 등도 무난한 맛. 쉐이크쉑 강남점은 단팥을 원료로 한 '레드 빈 쉐이크'와 국산 딸기잼, 소이빈 파우더를 넣은 디저트 '강남' 등 로컬 메뉴도 선보인다.
주요 제품 외에 꼭 추천하고 싶은 것은 쉐이크쉑이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맥주인 '쉑마이스터 에일'이다. 달콤하고 향긋한 꽃 향기가 퍼지는 이 에일은 향과는 달리 쌉싸름한 맛이 나 다소 느끼할 수 있는 햄버거나 감자 튀김과 잘 어울린다.
쉐이크쉑은 '쉑마이스터 에일'외에도 국내 수제맥주 양조업체인 '맥파이브루잉컴퍼니'와 '더 핸드 앤 몰트'에서 공급하는 맥주도 판매한다. -
국내 수제버거 열풍을 되살릴 것으로 기대되는 '쉐이크쉑'의 등장. 일단 맛으로는 분명 '합격점'이다. 그러나 기본 제품인 쉑버거(6900원)와 프라이(3900원), 여기에 콜라(16oz 기준, 2700원)까지 한 끼 식사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최소 1만3500원이 든다.
국내 대표적인 햄버거 업체인 맥도날드의 경우 대표 제품 빅맥 세트가 5500원, 점심 시간에는 4700원, 롯데리아의 새우버거 세트는 5400원, 점심 시간에는 4500원에 판매된다.
수제버거의 경우 맥도날드 시그니처 버거 단품 가격은 7000~9000원대, 롯데리아 아재(AZ)버거는 6500~9500원대, 모스버거는 1900~9500원~, 크라제버거는 8000~1만3000원대.
쉐이크쉑 버거는 일반 패스트푸드 햄버거에 비해서는 비싸지만 경쟁 수제버거와는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국내에서 햄버거는 아직까지 '간단히 때우는 끼니'라는 인식이 강한만큼 '쉐이크쉑'이 이를 뛰어 넘고 프리미엄 수제버거 열풍을 몰고 올 수 있을지 오는 22일 오전 11시 오픈일 매장 앞 풍경이 기대된다.
[*김수경의 맛톡톡은? 식음료 업계 신제품을 발 빠르게 맛보고 털어놓는, 솔직하고 과감하면서도 지극히 주관적인 맛평가 보고서. 4회=쉐이크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