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EQ900 이어 G80 출시 '사전계약 1만2천대' 돌풍벤츠, 풀체인지 10세대 E클래스 국내공략 '사전계약 8500대'

  • 현대차와 벤츠의 프리미엄 '신구(新舊)' 대결이 2라운드로 돌입했다. 제네시스 EQ900과 S클래스에 이어 G80과 E클래스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맞붙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고급차를 향한 열망이 뜨거워지면서 기존 프리미엄 강자인 '벤츠'의 아성을 위협하는 형국이다. 다만, G80과 E클래스 격돌에 변수가 있는 만큼 승부는 장담하기 이르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G80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더욱 본격화한다.

     

    특히, G80은 벤츠 E클래스와 정면으로 맞붙게 되면서 프리미엄 세단의 '신구' 대결 결과에 벌써부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12월 첫 모델로 최상위 플래그십 'EQ900(해외명 G90)'을 출시했다. 이달부터는 바로 그 아래 하위 세그먼트인 'G80' 판매를 개시했다. G80은 기존 제네시스(DH)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풀체인지(완전변경)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번째 모델이라는 점에서 고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달 열린 부산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디자인이 공개된 G80은 판매 개시 전날인 지난 6일까지 사전계약 대수가 1만2000대를 기록했을 정도다. G80이 하반기 프리미엄 세단 시장의 돌풍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G80은 3.3과 3.8 가솔린 모델로 출시됐으며, 지능형 안전운전을 지원하는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를 적용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 제네시스는 정몽구 회장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고급차 전략의 핵심이다. 지난 18일 열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정몽구 회장은 “제네시스 G80, G90의 성공적인 미국 론칭을 통해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탄탄히 다져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만큼 제네시스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현대차는 다음달 G90(국내명 EQ900)과 G80을 미국 시장에 론칭할 예정이다. 내수에서 충분히 확인한 제네시스 경쟁력을 미국에서 입증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신예 G80은 벤츠 E클래스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지난 6월 국내에 출시된 E클래스는 7년만에 풀체인지된 10세대 모델이다. E300 아방가르드 등 4개 가솔린 모델이 판매되고 있으며, 사전계약은 8500대 가량이다. E클래스의 명성과 인기가 여전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수치이다.

     

  • 가격은 G80의 3.3 모델이 4810만~5510만원, 3.8 모델은 6170만~7170만원이다. E클래스는 E300이 7250만~7450만원, E300 4MATIC 적용 모델은 7600만~7800만원이다. G80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제네시스가 벤츠의 브랜드 이미지를 얼마나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통해 벤츠를 위협할 경쟁자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와 달리 실제로 차량 성능이나 디자인 등이 좋아졌다는 입소문이 소비자들 사이에 퍼지면서 제네시스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 시작이 EQ900이었고, G80이 이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각각 돌발변수 발생, 판매 타이밍 놓칠 수도 '우려'

     

    프리미엄 신구대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있다. 각각 돌발변수가 생기면서 이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G80의 경우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와 함께 23년만에 공동파업에 나선 것이다.

     

    특히 지난 22일에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해 금속노조 조합원 1만5000여명이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상경 시위를 펼쳤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압박용이다.

     

    문제는 파업이 확대되고 장기화 될 경우 G80의 생산차질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G80은 기존 제네시스(DH)를 만들던 울산5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가뜩이나 사전계약 물량이 많아 고객들의 차량 인도 시기가 늦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파업까지 더해지면 고객 이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G80을 계약하면 2개월 가량 기다려야 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주력인 디젤 모델 E220d의 인증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환경부의 인증 절차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가솔린 못지 않게 디젤이 고객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지만, 폭스바겐 연비조작 사태와 미세먼지 주범으로 디젤 차량이 지목되면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당초 벤츠코리아는 하반기부터 E350d 등 디젤 라인업과 다수의 가솔린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었다. E클래스 열풍을 이어가려던 판매 전략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는 평균 3~4개월을 기다려야 차량을 인도 받을 수 있다. 컬러나 옵션, 딜러 상황에 따라 단축되거나 늦어질 수도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