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 11.54대1…전년比 소폭 감소서울·경기권에만 몰려

  • 정부가 대출보증규제를 시행한 지 한 달.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갈 곳 잃은 목돈이 강남을 벗어나 수도권 택지지구로 몰려들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등장한 단지는 청약경쟁률 신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웠다. 반면 지방에선 청약자가 한명도 나타나지 않는 등 대조를 이루고 있다.

    1일 부동산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11.54대 1을 기록해 전년 동기 16.68대 1 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서울·경기권 경쟁률은 치솟았다. 지난달 서울지역 1순위 평균 경쟁률은 67대 1을 기록해 전년 동기 10.76대 1과 비교해 6배 이상 증가했다. 경기 지역도 10.93대 1 경쟁률을 보이며 지난해 4.3대 1 기록을 두배 이상 앞질렀다.

    지난달 분양시장에서 핫 이슈는 단연 대출보증규제가 꼽힌다. 정부는 이달부터 부동산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집단대출 보증한도를 수도권·광역시는 9억원, 지방은 3억원으로 제한했다. 분양가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은 중도금 대출보증 대상에서 제외했다. 결국 수요자들은 '돈이 된다'는 확신이 서는 지역에 집중적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6월 분양승인으로 규제에서 벗어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89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서울 아파트 최고 경쟁률이다. 계약도 나흘 만에 100% 마무리됐다. 

    경기도에선 택지지구가 1순위 통장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이 가능한 것이 이유다. 특히 지하철 개통호재로 서울 출퇴근이 필요한 전세난민을 끌어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다산신도시와 미사강변도시가 꼽힌다.

    지난달 다산신도시에 등장한 단지별 경쟁률은 보면 △다산신도시 한양수자인2차 24대 1 △다산신도시 유승한내들골든뷰 48대 1을 기록했다. 미사강변도시에서도 △미사강변 호반써밋플레이스 54대 1 △하남미사 신안인스빌 77대 1 △미사강변 제일풍경채 82대 1을 나타냈다.

    이밖에 고양 향동지구에 등장한 △고양 향동 리슈빌(8.1대 1) △고양 향동 호반베르디움(24.3대 1)도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동탄2신도시 남부권역에서도 1순위 마감이 처음 등장했다. 남동탄은 KTX동탄역과 멀다는 이유로 분양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를 당했다. 최근 '동탄2 신도시 제일풍경채 에듀&파크'가 1순위에서 성공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 ▲ 대림산업이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분양한 '아크로리버하임' 견본주택 모습.ⓒ대림산업
    ▲ 대림산업이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분양한 '아크로리버하임' 견본주택 모습.ⓒ대림산업


    지방에서는 일부 지역에 청약수요가 집중되는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광역시를 제외하면 청약자가 분양 가구수를 밑돌고 있는 단지도 상당수다.

    청약열기가 뜨거운 부산·세종에선 인기가 지속하고 있다.

    부산에서 지난달 등장한 3개 단지 모두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단지별 경쟁률을 보면 △범양레우스센트럴베이 33대 1 △온천동한진스카이뷰1차 12대 1 △정원타워2차 2.66대 1을 기록했다.

    세종에서도 △세종 신동아파밀리에4차 201대 1 △세종트리쉐이드 37대 1을 기록했다. 두 단지 모두 일반분양이 100여가구에 불과하지만 청약 열기는 꾸준한 모습이다.

    반면 청약자가 1명도 나타나지 않은 단지가 등장했다. 실제 △현대썬앤빌 동해파크힐(강원) △전남 영광 동우 아스트로(전남)는 청약자가 1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 밖에 △은성판타지아(경남) △천안영성펜타폴리스25(충남) △동홍형남(제주)는 청약자가 한자리에 머물렀다.

    양극화 현상은 주택수요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투자자들도 집값 상승여력이 있는 지역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다. 전문가들도 한동안 청약 양극화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개발호재가 명확한 동탄2·다산신도시 등 일부 지역에서만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대출보증규제와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수요자들이 안정적인 지역에 몰리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