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휴가 독려 위해 '솔선수범'했지만휴식 보단 걱정 안고 불편한 휴가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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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장들이 바쁜 와중에도 휴가를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하반기 급박하게 변하는 상황과 은행 내 여러가지 사건으로 인해 편히 쉬지는 못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 신한, 국민, KEB하나, 기업은행 등 각 은행장은 상반기 실적 발표 이후 휴가를 보냈거나 보낼 예정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지난 1일부터 3일간 휴가를 보내고 복귀했다.
우리은행의 눈에 띄는 상반기 실적에도 민영화 재추진 작업으로 사실상 제대로 된 휴가를 보내지 못했다.
이와 함께 휴가 마지막 날에는 김진만 전 한빛은행장의 장례식과 노제 행사에 참석하며 유족들 곁을 지키기도 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2일부터 8일까지 휴가를 보낸다. 권 행장은 항상 기업은행 창립기념일인 1일 이후 휴가를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장 중에선 가장 긴 휴가를 떠난 권 행장은 사실 직원들의 휴가를 장려하기 위해서 은행 문을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그 역시 하반기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걱정거리를 안고 떠났다.
아직 여름휴가를 떠나지 못한 은행장들도 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8월 둘째 주에 2~3일 정도의 휴가를 다녀올 계획이다.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경영전략 계획을 모두 마친 상황이지만 최근 서진원 전 행장의 별세로 동료를 잃은 마음이 크다.
그는 쉬는 기간 동안 가족들과 함께 마음의 빈곳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상반기 최대 적자를 낸 농협은행 이경섭 행장도 8월 둘째 주에 2틀간의 짧은 휴가를 보내고 올 계획이다.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아직 휴가 계획이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 은행장은 하나·외환은행 전산통합 이후 조직 융합을 이끌어하는 중대한 책임과 함께 현대중공업 등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업무로 아직 할 일이 많은 상황이다.은행장 중 가장 빠르게 휴가를 다녀온 윤종규 국민은행장은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로 국민은행의 실적 호조를 이뤄낸 후 편안한 휴가를 보내고 온 것으로 점쳐진다.
재충전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휴가 복귀 후 현대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이처럼 은행장들이 대부분 8월 초에 휴가계획을 잡는 이유는 내수 진작과 직원의 휴식을 독려하기 위해 솔선수범 하는 차원에서 일정을 계획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CEO부터 적극 실천하는 모습을 보며 직원들도 부담 없이 휴가를 떠날 수 있고 문화 스타일이 점점 변하고 있다”며 “전 임직원이 휴가기간 동안 재충전 시간을 가진 후 하반기에는 상반기 보다 더 좋은 실적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