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택시 기사들이 '웃돈'을 내건 승객들을 태우는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카카오가 내달 중 목적지 입력 기능을 개선할 방침이다.
그간 목적지란에 수동으로 '도착지+웃돈' 등을 입력하면, 택시가 잘 잡히지 않은 심야 시간대 배차 성공률이 높아 그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용자들은 '승차거부-웃돈 요구'도 없다는 카카오택시가 일반 택시와 다를바 없이 변질된 것 아니냐며 구체적 개선 방침을 조속히 내놔야 한단 지적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간 카카오택시 기사들이 목적지란에 수동으로 웃돈 금액을 기입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불법 영업을 진행한 바 있어 논란이 일었다.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 심야시간대, 단순히 '호출하기' 버튼을 누르면 카카오택시가 잘 잡히지 않았지만, 목적지란에 수동으로 예컨대 '회기역+10,000원'이라고 적어 넣으면 택시가 금방 잡힌다는 것이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택시의 '수동 목적지 입력 기능'은 지도에 나타나지 않는 지역에 가거나, 노약자나 장애인, 애완견 동승 등의 사유가 있는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된다는 입장이지만, 이러한 기능이 변질돼 운영되고 있었다.
택시 기사들과 이용자들 역시 이를 암묵적으로 승인하고 있는 분위기다.
택시 기사들의 경우 심야시간 단거리 운행 호출을 거부할 권리가 있고, 장거리 운행으로 많은 요금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이라도 웃돈을 얹어주는 단거리 승객을 우선적으로 태운다는 것이다.
승객들 역시 심야시간대 택시를 잡기위해 고군분투하기 보단 웃돈을 기입해 일찍 집에 귀가하는게 낫다는 입장이다.
회사원 이모(28)씨는 "카카오택시 기사들이 승객에게 이 같이 웃돈을 써내면 택시가 더 빨리 잡힌다고 알려주고 있다"며 "심야시간대 단거리를 가기 위해선 승객으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택시가 출시 당시 '승차거부-웃돈 요구' 등이 없다는 것을 큰 강점으로 내걸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일반 택시와 별반 차이가 없어졌다"며 "카카오 측이 웃돈 논란을 잠재울 수 있도록 구체적 개선 방침을 조속히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카카오택시 기사들의 불법영업을 알아차린 서울시는 최근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택시요금 체계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카카오 측에 공식적인 업필을 한 상태다.
택시발전법에 따르면, 택시는 웃돈 받기 등 부당한 운임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운수사업법에도 택시 면허 소지자가 운임·요금을 정해 정부에 미리 신고토록 하고 있다.
이에대해 카카오 측은 "카카오택시의 '수동 목적지 입력 기능'이 원래 의도와 달리 사용되는 부분은 극히 드물다"며 "하지만 택시요금 체계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서울시 우려에 공감해 목적지 입력 기능을 개선, 9월경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