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별 수익률 큰 차이 없고 수익률 오류로 신뢰추락"투자수단 자리잡기까지 여전히 시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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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재산증식을 위해 야심차게 도입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가 출시된지 반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수단의 매력을 잃고 있다.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수익률 비교를 통해 금융사를 선택하도록 제공되는 정보까지 오류를 보여 신뢰가 추락했다는 지적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11일 기준 일임형 ISA 가운데 출시이후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상품(MP)은 메리츠종금증권에서 출시한 '메리츠 ISA 고수익지향형B'로 5.11%를 기록 중이다.


    같은 회사에서 출시한 '메리츠 ISA 고수익지향형A'가 4.81%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초고위험에 비해 위험부담을 낮춘 고위험 상품 중에서는 HMC투자증권 수익추구형 B2(신흥국, 대안투자형)'이 4.94%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메리츠 ISA 성장지향형B'가 4.40%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반면 이를 제외한 나머지 초고위험·고위험 상품 가운데 'NH투자증권 QV 공격A'와 '메리츠 ISA 성장지향형A'만 3% 이상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상품들도 속출하고 있다.


    위험부담을 낮춘 저위험·초저위험 MP는 상대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품은 없지만 대다수 MP가 0~1%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 수익률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관계로 ISA 이전에 대한 필요성도 떨어지고 있고, 결국 흥행 실패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ISA 이전제도 시행 이후 각 사별 ISA 계좌 이동 건수가 평균 10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 ISA 수익률 비교공시와 이전제도가 시행되면 가입 상품별, 금융회사별 계좌이전이 활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확실한 비교우위를 보이는 상품이 없어 제도 시행에 따른 예상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가입금액이 1만원 이하인 이른바 '깡통계좌'가 절반이 넘고, 10만원 미만의 소액계좌까지 합치면 전체 80% 이상으로 실질적인 투자자 수가 극히 적다는 점도 ISA의 도입효과 퇴색 원인으로 지적된다.


    공개된 금융사별 ISA 수익률 정보가 상당수 잘못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도 ISA 제도 자체에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


    지난 29일 금융위원회는 19개 금융사(은행 4곳, 증권사 15곳)가 'ISA 다모아' 비교공시 시스템에 공시한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MP) 150개의 수익률을 점검한 결과, 25개의 수익률이 실제보다 높았고 22개는 낮게 산출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수익률 오류는 고의로 수익률을 부풀린 것은 아니지만 산정기준이 각 사별로 달랐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금융사들은 주로 펀드 등 MP 내에서 운용하는 금융상품을 편입하거나 제외할 때의 기준 시점을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가 제시한 기준과 다르게 잡아 수익률을 계산하는 바람에 수익률 오류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익률 표기에서 오류가 발생해 투자자들의 신뢰가 꺾였다는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액이 들어가 있으면 단 몇 퍼센트의 수익률이라도 높이기 위해 계좌를 옮길 수 있지만 소규모의 금액을 들고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고객(투자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MP별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계좌이동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이유로 꼽힌다"고 말했다.


    결국 ISA가 업계는 물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확실한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 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ISA의 필요성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투자를 한다고 생각하면 그때는 움직임이 활발할 것이고, 진짜 수익률을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