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금액 7월 연저점 찍고 8월 반등…위험부담 낮추자 투자자 유입시장에선 "최고의 투자수단", 당국은 월말 규제방안 발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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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국이 지속적으로 ELS(주가연계증권) 발행 감소를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ELS 시장은 다시 반등 조짐을 보였다.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와 자금조달이 필요한 증권사간의 니즈가 충족되기 때문에 ELS 시장은 쉽게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이달 말 당국의 강력한 규제가 나오면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엇갈린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KOSPI200, HSCEI(H지수), 유로스톡스50, S&P500, 니케이225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금액이 지난 7월에 비해 모두 늘었다.


    이들 지수는 지수형 ELS 대표 기초자산들로 대부분 7월 올해 최저점을 찍고 8월 반등했다.


    대표지수인 H지수는 지난 7월 1633억원 발행에 그치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8월 2461억원이 발행되며 회복세를 보였다.


    KOSPI200을 기초자산으로한 ELS도 7월 1조7429억원에서 8월 2조3541억원으로 전월대비 약 35% 늘었고,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7월 1조5517억원에서 8월 2조6756억원 발행되며 2개월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니케이225지수의 경우 7월 2649억원에서 8월 5417억원으로 두배 이상 발행금액이 뛰며 H지수나 유로스톡스50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지수로 부상할 조짐을 보였다.


    전체 ELS 발행금액도 7월 2조5703억원에서 8월 3조7263억원으로 전월대비 44.9% 증가했다.


    이처럼 ELS 발행금액이 7월 연저점을 찍고 8월 반등한 것은 각 증권사가 투자자의 관심을 끌 만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한 점도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안정성을 높이고, 조기상환요건을 완화하는 등 위험부담을 최소화한 상품이 증권사별로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위기를 맞았을 때 꼬리를 자르고 탈출하는 도마뱀(lizard) 전략을 표방한 리자드 ELS 상품이 대표적 예로 꼽힌다.


    녹인(원금손실구간진입)공포가 커지면서 절대 수익추구 보다는 안정성을 강화한 방식으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발행 증권사와 투자자 모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리자드 ELS는 3차 조기상환평가일인 발행 후 1년6개월 까지는 일반적인 스텝다운형 ELS와 구조가 비슷하다.


    6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평가일에 기초자산 지수 또는 주가가 기준가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면 원금과 약속한 수익률을 얹어 투자자에게 제공한다.


    다만 3차 조기상환평가일 이전까지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리자드배리어를 하회한 적이 있고, 1~3차 조기상환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다면 자동으로 조기상환되는데, 이 경우에는 처음 제시한 수익률 대비 절반정도 수준의 수익을 얹어 돌려준다.


    즉, 녹인 구간에 진입해 원금손실이 우려되는 ELS를 증권사와 투자자 모두 들고 있기 보다는 양측이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듯 적정 수준의 손실을 감수하고 청산하는 방식이다.


    물론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초 예상 대비 반토막 수준의 수익률을 돌려받기 때문에 ELS가 갖고 있는 고수익의 매력을 포기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증권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상환 물량과 비례해 신규 ELS상품을 발행해야 하는 입장에서 18개월 이내로 상환을 완료해 신규 ELS상품 발행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초자산의 가격 하락으로 인해 원금손실 위기에 빠진 ELS에 도로 위의 안전지지대처럼 방어 역할을 하는 조건을 갖춰 원금손실 가능성을 낮춘 상품인 세이프티 가드형 ELS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NH투자증권은 지난 6월 12일에 처음 출시한 Safety Guard(안전지지대)형 파생결합증권(ELS)이 최근 2개월만에 1000억원 판매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상품은 1년 이내에 기초자산이 조기상환 가격 이하로는 떨어졌지만, 원금손실 가격만큼은 떨어지지 않으면 시중금리 이상의 세이프티 가드 수익을 지급하고 상환된다는 방어 조건이 있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해 조기상환이 되지 않으면 만기까지 갈 확률이 높아지지만, 세이프티 가드형은 1년 안에 원금손실 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면 투자를 종료시켜 추가 하락 가능성을 차단하는 장점이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중금리를 상회하는 세이프티 가드 수익률은 투자에 대한 기회비용을 상쇄하는 수준으로 투자자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결국 투자자는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고, 증권사는 자금조달에 대한 최적의 대안으로 ELS 발행을 지속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ELS 발행은 꾸준히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ELS 발행이 H지수에 과도하게 쏠려 있다며 자제해 달라고 국내 증권사들에 권고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이달 말 ELS 건전화 방안 발표를 계획 중인 상황에서 정책 방향에 따라 ELS 시장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ELS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까지 위축돼 향후 발행규모 증가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