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총수 부재로 인한 '경영 올스톱' 우려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격 거세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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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61)에 대해 막판까지 고심하다가 결국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했다. 롯데그룹은 오너 공백에 따른 사상 초유의 경영위기에 직면, 내부적으로 이른바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재계 역시 국내 5위 대기업 총수의 부재를 우려, 국가경제 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6일 검찰 및 롯데그룹에 따르면 검찰은 신동빈 회장에 대해 17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가 무겁다고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신 회장을 소환 조사한지 6일 만이다. 당초 검찰은 지난주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롯데 수사 중 8번의 구속영장 청구 중에 5번이 기각됐기에 검찰 내부에서도 신중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경우 향후 대기업 총수 수사에 스스로 제약을 둘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 결국 정곡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구속만큼은 피하고자했던 롯데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처음에는 내부에서도 설마(검찰) 구속까지 시키겠냐는 얘기가 많았지만, 구속여부가 결정나면서 멘붕 상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일이 더 걱정이다. 그룹 총수가 사법처리돼 오너의 리더십이 발휘되지 못하면 그룹 전체의 손발이 묶이게 되는 셈이다. 그룹 성장동력이 멈추는 것도 불보듯 뻔한 일이다"라고 우려했다. 
 
롯데그룹은 공식적으로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한 후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롯데그룹은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 올스톱을 우려하고 있다. 그룹 측은 지난 1년여간의 경영권 분쟁에 이어 검찰 수사까지 더해지면서 경영활동 자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총수 부재까지 이어질 경우, 경영 전반이 '올스톱'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롯데그룹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뒤, 매출 4조원대의 미국 석유화학회사 액시올 인수를 철회했고, 해외 유명 호텔과 면세점 인수 작업 등도 전면 중단했다. 뿐만 아니라 호텔롯데 상장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그룹의 쇄신 작업도 전면 중단됐다.

재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재계 5위 총수의 손 발을 묶어 놓는것이 현명한 판단이었는가"라며 "이번 구속영장 청구가 재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 홀딩스 부회장의 반격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생인 신 회장이 최악의 경우 구속되면 형인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주주들을 설득해 경영권을 빼앗아 올 수 있기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