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역세권 '고덕 그라시움' 1순위 경쟁률 22대1녹지환경·학군 우수해 미사지구와 수요 겹칠 가능성 적어
  • ▲ '고덕 그라시움' 사업지.ⓒ뉴데일리
    ▲ '고덕 그라시움' 사업지.ⓒ뉴데일리


    "작년보다 최소 5000만원 이상은 올랐죠. 진정한 승리자는 고덕숲 아이파크 분양할 때 2·3단지에 투자한 분들입니다." <상일동역 인근 중개사무소 대표>

    지난 6일 방문한 고덕지구 인근 중개사무소 직원들은 '고덕 그라시움' 청약을 앞두고 문의전화 대응에 바쁜 모습이었다. 대단지로 들어서는 만큼 지하철과 가까운 동호수와 미래가치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상담을 진행 중이던 한 50대 부부는 "청약가점이 낮아 당첨이 어려울 것 같다"며 입주권 시세를 문의하기도 했다.

    강동구 고덕지구가 하반기 분양시장에서 이슈지역으로 떠올랐다. 기존 지하철 5호선 효과와 함께 9호선 개통호재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 여기에 우수한 학군을 바탕으로 강동구에 진입하려는 실수요자들까지 합세하면서 분양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상일동역 인근 A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고덕숲 아이파크(고덕지구 4단지)가 등장했을 때와 180도 다른 분위기"라며 "재건축을 통해 대단지가 속속 등장하면서 고덕지구 몸값이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 ▲ 올해 분양을 앞둔 고덕지구 3단지 전경.ⓒ뉴데일리
    ▲ 올해 분양을 앞둔 고덕지구 3단지 전경.ⓒ뉴데일리


    ◇대단지+역세권 아파트… 기대감 ↑

    고덕지구는 2·3·5·6·7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1단지는 2009년 '고덕 아이파크'로 탈바꿈해 입주를 마쳤다. 지난해 현대산업개발이 4단지를 재건축한 '고덕숲 아이파크'는 청약경쟁률 5.64대 1을 기록했다.

    최근 고덕지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2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그라시움(4932가구)이 등장해서다. 이 단지는 대우건설·현대건설·SK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아 지난주 분양일정을 시작했다. 1순위 청약에서도 평균 22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기동 고덕 그라시움 분양소장은 "강동구는 기존 풍부한 인프라와 역세권 입지로 재건축 시장에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며 "고덕 그라시움은 강남권 분양시장 호조세와 연동되면서 청약자들이 대거 몰렸다"고 분석했다.

    고덕주공 3단지(대림산업·현대건설)도 올해 분양을 시작한다. 2단지와 큰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입지로 2단지와 비슷한 역세권·대단지(4066가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 5단지(현대산업개발)·6단지(GS건설)·7단지(롯데건설)가 시공사를 결정하고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재건축에 속도가 붙으면서 고덕지구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일부 집주인들이 입주권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새로운 주인이 결정된다고 인근 개업공인중개사는 설명했다.

    전반적인 시세도 상승세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2단지(전용 48.85㎡)는 5억4500만∼5억5400만원선에서 거래됐다. 올 3분기에는 6억원을 넘어섰다. 지난달에는 7억원으로 실거래가가 신고됐다.

    B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3단지는 대단지와 역세권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어 가격이 이미 올랐다"며 "자금력과 시간 여유가 있는 손님에겐 다른 단지를 소개한다"고 말했다. 

  • ▲ 고덕지구 4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숲 아이파크' 사업지.ⓒ뉴데일리
    ▲ 고덕지구 4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숲 아이파크' 사업지.ⓒ뉴데일리


    ◇녹지환경·학군 우수 "미사와 직접 비교 어렵다"


    강동구 인기는 강남3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 덕도 크다. 최근 서초구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이 넘어선 상황에서 고덕지구 시세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역세권 효과도 장점으로 풀이된다. 지하철 5호선 이용할 수 있어 서울 대표 업무지구 광화문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최근 9호선 개통호재도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9호선은 강남과 여의도를 관통하는 노선으로 선호도가 높다. 5호선에 집중됐던 역세권 효과 범위가 넓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배재고·한영외고 등 우수한 학군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A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강남권 투자에 부담을 느끼면서 강동구를 찾고 있다"며 "지하철 5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데다가 학군이 우수해 40∼50대 문의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개업공인중개사들은 고덕지구 특징으로 주변 풍부한 녹지환경과 튼튼한 배후수요를 꼽았다.

    여의도 4배 면적 규모 명일 근린공원과 상일동산·강동아름숲·길동자연생태공원 등이 인근에 조성돼 있다. 인근에 조성되는 업무단지 고덕 상업업무복합단지(2017년 완공 예정)는 23만㎡ 규모로 강동구 최대 개발 프로젝트다. 복합단지 개발이 완료되면 약 9조5000억원 경제 효과가 예상된다.

    일부에선 차로 10분 거리에 미사강변지구 입주로 수요가 분산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미사강변지구는 같은 5호선 효과를 누릴수 있는 데다가 고덕지구보다 3.3㎡당 분양가 약 1000만원 저렴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서울과 경기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미사지구는 아직 시세가 저렴하고 계획도시로 주거 쾌적성이 우수하다"면서도 "강동구는 이미 학군과 다양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미사지구와 수요가 겹칠 가능성은 적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