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직후 감사팀장 절도로 정직 1개월… 본부장은 업무용차를 개인차 처럼 이용해수부 직원 방문 만찬 등에 업무추진비 과다 사용… 연구 관련 예산은 6.8% 집행 그쳐
  • ▲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연합뉴스
    ▲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연합뉴스

    지난해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인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설립된 직후 감사팀장이 음주 상태에서 남의 물건을 들고나오다 걸려 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관련 사업비 지출은 지지부진한데 고급식당에서 업무추진비를 흥청망청 써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기강해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에 따르면 해양생물자원관 전 감사팀장인 K씨가 지난해 5월 음주 상태에서 향수와 운동화를 훔치다 걸려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K씨는 올 초 퇴직했다.

    해양생물자원관 설명으로는 K씨는 지난해 5월16일 집 근처에서 지인과 술자리를 한 후 찾아간 다른 가게에서 향수 등을 들고나오다 걸렸다. 해당 가게 주인이 K씨가 술에 취한 상태였던 점을 고려해 합의하면서 형사고발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해양생물자원관 설립 직후 도덕성이 요구되는 감사팀장이 음주 후 절도사건에 휘말린 것 자체가 기강 해이라고 질타했다. 해양생물자원관 관계자는 "기관이 설립한 지 채 한 달이 안 된 상태여서 공직기강 해이보다는 개인 성향의 문제로 봤다"며 "사안을 가벼이 본 것은 아니며 신속하게 조처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설립 초기 해양생물자원관의 업무추진비 씀씀이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김상진 관장은 취임 후 환영 만찬에서 145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지출했다"며 "이후에도 해양수산부 신임 사무관 방문, 전시운영팀 간담회, 인사총무팀 업무협의, 기관방문 관계자 만찬 등으로 수차례에 걸쳐 고급식당에서 30만~64만원 상당의 업무추진비를 펑펑 써왔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자체 감사결과 처분서를 보면 상품권 구매 관리 미흡, 업무용 차량 유류 구매카드 미사용, 일상경비 회계 집행·관리 미흡 등이 지적됐다"며 "간부급인 본부장 A씨는 업무용 차량을 주말에 개인적으로 이용하다 적발되는 등 기관 설립 직후부터 직무 태만과 방만 경영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질책했다.

    김 의원은 예산 집행과 관련해 "올해 예산 233억9000만원 중 지난 7월 말 현재 90억2100만원을 지출해 예산집행률이 38.6%로 낮은 수준"이라며 "특히 수장고 운영 예산집행률은 26.0%, 연구장비·시설확보는 6.8%로 매우 낮고 특수사업비는 아예 집행되지 않는 등 해양생물자원관 본연의 사업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