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령 비현령 유권해석 오락가락 한우식당 22%- 화훼 30% 매출 감소 '소비 직격탄'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김영란법에 대란 유권해석이 불분명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으로 혼란이 커지고 있는데 대한 질타가 잇따랐다.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권익위가 직접적 직무관련이라는 국회에서 논의되지 않은 개념을 만들어 스승의 날에 스승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것조차 금지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은 "학생이 교수에게 캔커피를 주는 것과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것은 김영란법 위반"이라고 했다. 

그는 "김영란법 위반이라고 판단하는 근거가 무엇이냐"는 김용태 의원의 질의에 "직무관련성 측면에서 그렇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아이들이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것까지 위법이라고 하면 김영란법 전체 취지가 흔들릴 수 있다"면서 "상식적인 수준에서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대법원도 확실한 증거가 없을 때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한 것과 관련해 모호한 법 해석이 잇따르는데 대한 지적이 많았다. 

김선동 새누리당 의원은 "국감 중에 피감기관이 의원들에게 3만 원 이하라도 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직무 연관성 때문에 김영란법 위반"이라며 "권익위가 국감 기간이 아닌 일반 회기 중에는 원활한 직무수행 등 범위 내에서 3만 원 이내 식사는 허용될 수 있다고 해석하는데 일반 회기 중에는 직무 연관성이 없는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김종석 의원도 "예산 부처 장관과 타 부처 장관들끼리 서로 예산 협의를 할 때는 가액 기준 하에서 식사 제공이 가능하다"면서 "직원들끼리는 불가하다고 밝히는 등 권익위의 법 해석이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법 시행 후 한우 식당 매출이 22% 감소하고 지난해 동기 대비 화훼 매출이 30% 감소했는데 권익위는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분석이 미흡했다"고 했다.

또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의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는 권익위가 73명의 충원 요청에 5명만 배정했다"면서 "9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만으로 시행령을 준비하고 7000여 건에 달하는 민원을 처리하게 하는 등 준비에 소홀했다"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이 정부가 과연 청탁을 근절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이냐"고 했다.

김영란법 시행한 지 열흘 남짓 됐으나 국회 내에서는 개정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선물 범위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하자는 법안이 가장 많다. 주로 농어촌 지역구를 가진 의원들은 예외조항을 신설해 농축수산물의 적용을 유예하거나 제외하는 방안을 담았다. 

더민주 이개호 의원은 농축수산물의 적용을 3년 간 유예하는 개정안을 냈고,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은 추석·설날 명절에 한해 적용 예외를 명시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은 인터넷 뉴스 사업자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김영란법 적용을 받도록 법개정안을 제출했다. 

대법원 판례에서 인터넷포털사이트의 뉴스 서비스를 언론매체로 인정하고 있는 만큼 김영란법 적용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대법원은 9일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과태료 재판 절차 안내자료'를 통해 김영란법 위반자에 대해 신고 내용이 부실할 경우 과태료 부과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이 요구한 요건은 사진, 영상, 영수증 등으로 객관적 증거자료와 증거물 전부를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