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보안정책 위반으로 엉뚱한 '두낫콜' 페이지로 이동알고리즘 탓?…수 개월째 원인 찾지 못하고 '수수방관'금융위원회도 뒤늦게 사태 파악, 취재 후 시정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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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의 홈페이지를 구글 검색창에서 제대로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20일 구글 검색창에서 은행연합회를 검색하면 '두낫콜' 홈페이지(www.donotcall.or.kr)로 연동되고 있다. 구글은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와 관련해 보안정책에 위반됐다며 접속 차단을 공지하고 있다.
또한, 전국은행연합회로 검색할 경우에도 은행연합회 홈페이지가 아닌 휴면계좌통합조회시스템(www.sleepmoney.or.kr)으로 연계돼 금융소비자에게 혼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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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구글의 '자동 검색' 기능으로 인해 이러한 오류가 발생해 IT부서에서 구글 측에 수정을 요청하고 있지만 글로벌 정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인터넷으로 은행연합회를 검색할 시 주로 사용한 사이트로 잘못 연동되고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은행연합회를 제외한 다른 금융협회 사이트들은 정상적으로 등록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생명보험협회를 검색해 보면 △바로가기 △연혁 △협회 위치 △협회 내 조회 서비스 등 카테고리가 잘 정돈돼 있다.
오히려 금융소비자들이 인터넷으로 생명보험협회를 검색하면 다양한 조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는 다양한 정보를 금융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갖고 있다.
예금 및 대출금리 등 최근 관심이 높은 금리에 대한 은행 간 비교공시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전한다. 그러나 실제론 이 같은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역시 은행연합회의 홈페이지 관리를 문제 삼았다.
취재에 들어가자 금융위 은행과 담당자는 "은행연합회가 자체 홈페이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연합회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가 업무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14일 은행연합회 전산시스템 내 금리 상품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오류가 발생해 반나절 동안 은행과 증권, 보험사 등 금융사의 신규 업무가 중단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은행연합회의 소극적인 업무 대처 방식을 미뤄볼 때 이번 전산시스템 오류는 이미 예견된 사건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2013년 웹접근성 인증마크를 획득한 바 있다.
'WA인증마크(Web Accessibility Certification Mark)'는 국가표준지침에 따라 인증하는 웹접근성 품질마크로 웹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편리하게 이용 할 수 있는 우수 사이트임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검색엔진인 구글에서 외면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수 사이트인지 재검증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