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원료탄價 전기대비 116% 상승...철강사, 원가 부담 커져현대기아차, 3분기 실적 악화 이유로 동결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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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철강사들이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후판 가격을 톤당 5만원 가량 인상하는데 성공한 철강사들이 이번에는 어떠한 결과를 도출해 낼지 주목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임단협이 최근 마무리됨에 따라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자동차강판 제조사들은 가격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원료가격 급등을 배경으로 가격 인상을 주장하는 철강사와 실적 부진을 이유로 동결을 요구하는 양측의 대립이 첨예해 결과 도출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우선 철강사들은 원료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이번에는 꼭 인상을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4분기 원료탄 벤치마크 가격은 톤당 200 달러로 전기대비 116% 상승했다. 국내 철강사들은 석탄이 들어오는 리드타임을 감안하면 4분기에 50% 정도 원가가 오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고로 쇳물 1톤을 만드는 데에는 대략 철광석 1.60톤, 원료탄 0.55톤가량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고려하면 4분기 제선원가는 전기대비 44.9%(62.3달러)나 상승한 톤당 201.2달러에 달할 것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이를 배경으로 철강사들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지만, 완성차 제조사들이 처한 상황 역시 녹록치 않다. 국내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기아차의 3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기업설명회를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9% 감소한 1조681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기아차도 이날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2.5% 감소한 524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양사 모두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생산 감소가 실적 악화의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로 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완성차 입장에서는 자동차강판 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철강사들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다는 사실 또한 차강판 가격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은 4년만에 1조원을 돌파했으며, 현대제철 또한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와 철강사들은 지난해 11월 자동차강판 가격을 톤당 8만원 인하하는데 합의했다. 이후 가격에 대한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1년째 동결된 채 유지되고 있다.

     

    현재 현대기아차에 현대제철이 납품하는 차강판 물량은 연간 500만톤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연간 공급받는 전체 물량의 50% 정도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는 포스코와 일본 JFE스틸 등 국내외 제조사로부터 나머지 물량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제조사들 실적을 보면 이번에도 차강판 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완성차 제조사에 포스코, 현대제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조사들도 공급하는 만큼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