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비협조로 회차 시간 소요, 정류장 표기도 아직 안돼
  • ▲ 경기도는 지난 15일 출퇴근 시간 단축을 위해 거점 정류소에만 정차하는 '굿모닝 급행버스' G6000번을 선보였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 경기도는 지난 15일 출퇴근 시간 단축을 위해 거점 정류소에만 정차하는 '굿모닝 급행버스' G6000번을 선보였다.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28일 오후 6시 12분. 홍대입구 버스정류장은 퇴근길 시민들로 북적였다. 특히 지난 15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굿모닝 급행버스 G6000번'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많았다.

    G6000번은 장시간 서서 출퇴근하는 수도권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거점 정류소만 정차하는급행버스다. 개통 이후 2주째 불편사항 점검을 위한 시범운행을 하고 있다.

    G6000번은 김포 한강신도시(고창마을 KCC아파트)를 출발해 서울 홍대입구역까지 총 30.5km(편도거리)를 왕복한다. 경기도 구간은 기점을 포함해 장기상가, 가현초교 등 총 6곳, 서울은 합정역과 홍대입구역 등 2곳에만 정차한다.

    2층 버스 2대를 포함한 총 11대의 버스가 일 88회 운행되며 배차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 기준 15분 정도,요금은 광역버스와 같은 2400원(일반·교통카드 기준)으로 주민들의 호응이 많다.

    홍대입구 정류장에 도착해 G6000번 탑승장을 찾았지만 아직 정차 여부가 표시돼 있지 않았다.

  • ▲ G6000번 버스 정차 여부가 안내돼있지 않은 홍대입구 정류장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 G6000번 버스 정차 여부가 안내돼있지 않은 홍대입구 정류장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승객 A씨는 "개통 며칠 후 퇴근길에 버스를 탑승하려고 했지만 탑승장 표기가 명확하지 않아 혼선을 빚었다"면서 "처음 탑승하는 승객을 위해 정확한 표기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포 신도시에서 출발한 G6000번 버스는 홍대입구 정류장을 종점으로 회차해 다시 김포까지 운행한다. 서울 버스의 경우 50여 미터 쯤 떨어진 '동교동 삼거리' 구간에서 3분 이내로 빠르게 회차한다.

    반면 경기 버스인 G6000번은 회차에만 20여 분이 넘게 소요된다. 서울 버스만 회차 할 수 있는 '동교동삼거리' 구간을 훨씬 지나 빈 버스로 신촌역을 거쳐 서강대 앞까지 5.4킬로미터를 돌고 와야 한다.

    길어진 회차 시간은 배차시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많은 시민이 몰리는 퇴근 시간대에도 정류소 전광판에는 한참 동안 '회차 대기'라는 문구만 떠 있을 뿐 버스가 도착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 ▲ 긴 회차구간으로 한참동안 '회차대기'만 표시 중인 전광판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 긴 회차구간으로 한참동안 '회차대기'만 표시 중인 전광판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G6000번 버스 기사 B씨는 "서울 버스가 아니라는 이유로 효율적인 회차 구간을 두고도 멀리까지 다녀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빠른 출퇴근을 위해 도입된 버스인 만큼 서울시와 경기도, 김포시 간 협의를 통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동교동삼거리 구간에 회차 버스가 많아 안전을 위해 회차 구간을 길게 설정해야한다고 했다. 서울시에 회차 거리 감소를 요청해 봤지만 서울지역 구간인 만큼 서울시 의견이 더 반영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추후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신촌, 서강대입구 근처까지 정류소를 증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기도와 김포시가 G6000번 노선 협의 시 동교동삼거리 구간에서 회차를 제안한 것은 맞지만 해당 구간이 매우 짧아 많은 버스의 회차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같은 이유로 해당 구간에서 회차하는 서울 버스도 아주 극소수"라고 말했다.

    이어 "G6000번 버스 논의 이전 인천시에서도 동교동삼거리에서 2개의 광역노선을 회차하겠다고 제안했었지만 같은 이유에서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 지역 형평성 차원에서도 어쩔 수 없었다"며 "김포시에서 제시한 서강대, 신촌역 앞에서 정차하는 대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G6000번 버스의 노선은 김포와 서울을 오가는 M6117번의 기존 광역급행버스 노선과 매우 비슷하다. M6117버스의 경우 홍대입구역을 지나 신촌역, 충정로역을 거쳐 서울역까지 세 정거장 더 운행한다.

    기존 M6117번 버스는 'ㄹ'자 형태의 노선으로 운행돼 서울로의 빠른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M6117번 버스 노선을 직선화하기로 결정, 노선변경으로 정류소가 빠지는 지역에는 G6000번 버스를 투입했다.

    현재 M6117 정차가 제외된 곳의 인근 주민들은 서울역까지 직통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과 관련 김포시와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버스 간 노선이 상당수 겹치지만 배차시간과 운행 대수는 차이가 있다. G6000번 버스의 경우 11대가 하루 88번, M6117번 버스의 경우 24대가 하루 144회 운행된다.

    승객 C씨는 "G6000번보다 M6117이 더 자주 와서 더 타게 된다"면서 "M6117 노선 직선화로 운행이 제외된 곳에 살지만 빠른 귀가를 위해 M6117번을 탑승한다"고 말했다.

    G6000번 버스의 특별한 점은 '2층 버스'가 도입됐다는 점이다. 총 72명이 탑승할 수 있는 G6000버스는 1층에 13석, 2층에 59석이 배치돼있다. 단층버스의 경우 45석이 배치돼 있다.

  • ▲ (사진왼쪽부터) 굿모닝 버스 1층, 2층 내부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 (사진왼쪽부터) 굿모닝 버스 1층, 2층 내부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1층 탑승 후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2층 좌석에 앉을 수 있다. 2층 좌석 간 간격은 단층 버스보다 좁은 편이다. 무릎과 앞 좌석 사이에 주먹 하나정도 크기가 남는다. 이른 아침, 늦은 밤 차내에서 독서하는 승객을 배려하기 위해 달아 둔 독서 등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 ▲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2층으로 연결되는 계단, 독서등, 좌석간 거리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2층으로 연결되는 계단, 독서등, 좌석간 거리 ⓒ 뉴데일리 김희진 기자



    더 많은 승객이 탑승하는 2층 버스인 만큼 '안전 운전'에도 신경 썼다. 평균 시속 90킬로미터(km)로 달리는 단층버스와 달리 G6000번 2층 버스는 시속 80킬로미터(km)를 최고 속도로 하도록 시스템으로 제한해 뒀다.

    경기도는 올 연말까지 김포 신도시를 출발해 여의도·당산방향으로 가는 'G6001' 버스 6대를 증설할 예정이다. 이후 서울시와의 협의를 거쳐 용인, 오산 등에서 출발해 서울로 오는 굿모닝 급행버스도 신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