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일 대우조선해양의 자본확충 방향에 대해 "최소한 일정 기간까지 자본으로 인한 문제가 없도록 충분한 규모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산은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발표한 지원액인 4조2천억원 범위 내에서 진행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산은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 자구안에서 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 계획을 세웠고 이중 지난달 말 4천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1조6천억 정도 증자 여력이 남아있다. 

이 회장은 "1조6천억보다 더 확충할 계획"이라며 "기자본으로 돼 있는 대우조선해양 6천만주에 관해서도 무상감자로 전액 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본에 관련한 부분은 일정 테두리 내에서 안정권을 확보해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규모가 좀 있겠다(클 수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수출입은행과의 자본확충 방안은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산은, 수은의 내부적인 절차(이사회)가 진행중"이라고 했다. 

수은은 출자전환에 대한 '법적 리스크'를 감안해 대우조선이 영구채를 발행하면 이를 수은이 인수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을 현 시점에서 정리한다는 것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게 된다"면서 채권단으로서 대우조선 회생의 소프트랜딩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에 4조2천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중 2조6천억원을 산은이 부담하고, 수출입은행이 1조6천억원을 투입해 출자전환,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에 쓰기로 했다. 

이동걸 회장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지원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키워 회생시키는 반면 한진해운은 지원을 끊었다는 지적에 대해 "저는 뱅커(은행인)다. 양측의 정황 자체가 달랐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한진해운은 세계 7위의 해운사로 당면하고 있는 문제가 6500억 외상 채무였다"면서 "대우조선은 세계 1위 산업으로 국가 경제에 미치는영향이 57조~60조가량 된다"고 했다. 

이어 "대우조선은 굉장히 신중하게 국민적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산은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사즉생의 각오로 갈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