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과정서 국내 타이어 산업 정보 유출 우려"입찰 흥행에만 집착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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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타이어 매각과정에서 한국·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산업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입찰 참여 업체들이 정밀실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국내 타이어 산업 정보가 고스란히 유출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8일 산업은행과 채권단에 따르면 오는 9일부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최대주주인 금호타이어를 매각하기 위한 예비입찰이 시작된다. 업계에서는 독일의 콘티넨탈AG, 일본 요코하마타이어와 브리지스톤, 프랑스  미쉐린 등 국내 타이어 제조사들과 경쟁 관계에 있는 글로벌 타이어 회사들도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업체에게 국내 타이어산업의 국내외 영업전략이 노출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입찰 참여 업체가 정밀실사를 하게 되면 금호타이어는 물론 국내 타이어산업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와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들에 대한 정보까지도 실사 대상에 포함된다.

    즉, 이번 입찰 과정에서 금호타이어가 수 십년간 축적해 놓은 귀중한 자료와 정보들이 입찰에 참여하는 해외 경쟁사들에게 속속들이 유출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지 못하더라도 입수한 정보를 활용해 국내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금호타이어와의 협력 업체들에게는 해외시장 개척에 있어서 가격협상력 약화가 우려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과 인수대상기업은 인수 의향이 있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사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때 가격정책, 상품정보 등 국내 타이어산업의 상당히 중요한 정보들이 많이 공개될 수밖에 없다"며 "경쟁사가 실사하게 될 경우 이 같은 정보가 고스란히 새어 나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실제 인수 의향이 있는 업체는 어쩔 수 없지만 애초부터 실사를 목적으로 들어오는 이른바 '먹튀' 업체들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예비입찰자들에게 부여하는 실사를 목적으로 들어왔다가 경영시스템 및 영업 비밀 등의 내부 정보만 살펴보고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는 '먹튀' 업체가 이번에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측에서는 어쩔 수 없이 기회손실비용으로 감수해야 할 부분이 분명 있지만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에도 정보유출에 대한 간접적 영향권 안에 있다"며 "채권단에서 주요 정보만 빼가기 위해 입찰에 들어오는 기업을 필터링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무턱대고 입찰 흥행에만 집착해서도 안 될 일"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