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요인, 인수 의지·부진한 실적·강성 노조부정적 요인, 인수 자금·중국공장·실사비용 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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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모습.ⓒ연합뉴스
    ▲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모습.ⓒ연합뉴스

     

    추석 연휴 이후 금호타이어 매각이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박삼구 회장이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이 될 금호타이어를 되찾아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수전은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 긍정적 요인 3가지와 부정적 요인 3가지 등 총 6가지 사항이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이외에 우선매수권이라는 중요한 변수도 빼놓을 수 없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오는 20일 매각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한다.

     

    우선 인수희망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숏리스트를 추리고 예비실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후 11월에 예비입찰을 거쳐 예비입찰자를 선정한다. 예비입찰자들은 정밀실사를 진행한 후 내년 1월께 본입찰에 참여하는 일정이다.

     

    채권단은 내년 2월 내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3월쯤 본계약을 체결하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최종적으로 내년 상반기 중에 매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 42.1%이다.  

     

    이번 금호타이어 매각은 여러가지 흥미로운 요소가 유독 많다.

     

    우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되찾아오는데 긍정적 요인으로는 △강력한 인수 의지 △부진한 실적 △강성 노조를 꼽을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위해 마지막 남아 있는 것이 바로 금호타이어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그룹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금호타이어를 반드시 찾아오고 싶다. 지난해 금호산업을 되찾아오면서 그룹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을 합병해 지주사인 금호홀딩스를 출범시켰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실적이 회복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중심으로 금호타이어까지 재인수하면 그룹 재건의 모양새가 갖춰지는 셈이다. 그만큼 박 회장의 인수 의지가 강한 것이 첫 번째 긍정적 요인이다.

     

    금호타이어의 부진한 실적도 박 회장에게는 호재다. 올 상반기 실적은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조4466억원, 영업이익 558억원, 당기순손실 2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 43.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24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에도 67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실적이 부진하다보니 인수희망자 입장에서는 매물로써 금호타이어 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매력 없는 매물에는 경쟁자가 줄어들기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인수가격도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강성 노조 역시 인수희망자들에게 적잖은 부담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현대차 등 완성차 노조 못지 않게 강경한 성향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빈번한 파업은 물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해 2009년, 2011년, 2015년에 총 세 차례나 직장폐쇄가 이뤄지기도 했다. 대표이사 사장을 놔두고 임금협상 또는 단체교섭에서 걸핏하면 박삼구 회장이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때문에 외국기업 입장에서는 인수 과정 또는 인수 이후에 발생할 여러가지 노사 갈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골머리를 아프게 했던 강성 노조가 오히려 든든한 아군이 되는 셈이다.

     

    반면, 박 회장 입장에서 △부족한 인수자금 △중국 내 3개 공장 △실사비용 보전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비용으로 7228억원을 사용했고, 이 가운데 5000억원 가량을 빚으로 떠안고 있는 상태다. 금호타이어 지분 42.1%에 대한 가치는 6000억~7000억 가량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과 과도한 경쟁이 더해지면 최대 1조원까지 치솟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최대 1조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중국에 난징공장, 텐진공장, 장춘공장을 갖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 조지아공장과 베트남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는 광주, 곡성, 평택에 공장이 있다. 특히 금호타이어가 보유한 중국 내 3개 공장이 인수희망자들에게 가장 구미가 당기는 요소이다. 바꿔 말하면 박 회장에게는 불리한 측면이다.

     

    중국의 경우 공급과잉으로 타이어 공장 건립을 제한하고 있어 해외 브랜드들이 추가로 공장을 설립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미쉐린, 브릿지스톤, 굳이어 등에게는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이 탐날 수 밖에 없다. 물론 올해 완공한 미국 조지아공장도 북미 공략의 중요한 거점으로 매력도를 올려준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만지작거리고 있는 달콤한 카드도 박 회장에게는 부담이다. 우선협상대상자 등 입찰참여자들에게 자문사 수수료 등 실사비용을 보전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흥행을 위해 인수희망자들에게 실사 비용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이번 같은 대형 M&A의 경우 실사 비용이 30억~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끝으로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박 회장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이 양날의 칼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인수희망자의 입찰가격을 박 회장이 똑같이 제시할 경우 우선적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선매수권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닌 박 회장 개인에 한정돼 있어 계열사를 통한 자금조달을 할 수 없다.

     

    대신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면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특수목적법인(SPC) 등 자금조달 방법이 자유로워진다. 이럴 경우 가격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는 우선매수권을 박 회장이 활용할지, 포기할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