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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내 유통·식음료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식음료 기업들은 미국 수출 비중이 그리 높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우려하지 않지만 대외적 변수로 인한 내수경기 위축은 일정 부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을 운영하는 신세계그룹은 보호무역 강화 등 대외 변수가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높고 이에 따라 내수 경기가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지금 바로 미 대선과 관련한 구체적인 영향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트럼프 당선자가 내세우고 있는 자국 보호주의 경제정책에 따라 내수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맞춰 내년 전략을 세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롯데백화점도 트럼프의 주요 대선공약으로 꼽히는 보호 무역주의가 강화될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대미 교역환경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국내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의 대외정책이 미중, 북미 관계 악화를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안보 불안으로 인한 경제 위축 상황을 예상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트럼프가 내세운 정책들이 실행에 옮겨지고 경제환경에 반영될 것인지는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대외환경이 당장 소비 위축 등을 야기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제품을 국내로 사서 들여오는 바잉(buying)의 경우 미 대선으로 인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대부분의 업체가 해외 바잉은 최소 3~6개월 전에 하기 때문에 내년 여름 정도 부터 영향 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식음료 업체는 미 대선으로 인한 영향을 받는 부분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CJ제일제당은 "한국은 사실상 식량부족국가로 국제 밀, 옥수수 등의 가격에 영향을 받는다"면서 "원화 약세가 되면 수입 물가가 올라 제조원가가 높아지게 되기 때문에 환율이나 금리 변동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다만 미 대선으로 인해 정책이나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실질적 변화를 감지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심 측도 "트럼프 당선자가 대통령에 오른 후 대외 무역 정책변화에 따라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인지는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수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오리온은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직접 수출보다는 현지법인에서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구조이다 보니 미 대선으로 인한 직접적인 큰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