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크쉑 버거 영향, 경쟁업체도 프리미엄 버거 출시 경쟁… 침체된 패스트푸드 업계 성장동력으로
  • ▲ 쉐이크쉑 강남 1호점 오픈 당일인 지난 7월 22일 매장 앞에 15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정상윤 기자
    ▲ 쉐이크쉑 강남 1호점 오픈 당일인 지난 7월 22일 매장 앞에 15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정상윤 기자


    국내 오픈 100여일을 넘긴 쉐이크쉑(일명 쉑쉑버거)이 '햄버거는 싸구려'라는 인식을 바꾸고 국내 패스트푸드 업계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자리 잡았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된 빵과 패티를 조립해 빠른 시간 내 제공해야하는 '패스트푸드'에서 탈피해 주문 후 즉석 조리, 건강한 식재료를 앞세우며 '햄버거'에 대한 정의를 재정립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22일 기대와 우려 속에 문을 연 쉑쉑버거는 최근 오픈 4달째를 맞으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오픈 첫 날 폭염에도 불구하고 1500여명의 긴 줄을 세운 이변을 연출한 이후 현재까지도 고객 대기줄이 끊기지 않고 있으며 매일 하루 평균 3000개 이상의 버거가 날개 돋힌 듯이 팔려나간다.

    버거 중 가장 가격이 낮은 쉑버거(6900원)를 기준으로 환산해도 일일 햄버거 매출만 2070만원에 달한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버거와 함께 감자튀김이나 음료수, 맥주, 디저트 등을 함께 주문하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 매출이 최소 3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쉑쉑버거를 운영하는 SPC 관계자는 "쉐이크쉑 사업을 준비해 온 총 기간과 관련 부서 인건비 등 전체 투자 비용을 고려했을 때는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않았지만 쉐이크쉑 1호점 매장 자체만을 놓고 보면 첫 날 부터 수익을 냈다"면서 "1개 매장에서 이 정도의 성과를 낸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픈 당일부터 지금까지도 매일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지만 불평이나 불만을 얘기하기 보다는 그 과정 자체를 SNS에 자발적으로 올려 공유하는 등 고객들이 쉐이크쉑 경험을 하나의 놀이문화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면서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식문화 공간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 쉐이크쉑 쉑버거. ⓒ정상윤 기자
    ▲ 쉐이크쉑 쉑버거. ⓒ정상윤 기자


    쉑쉑버거는 침체된 국내 햄버거 업계에 '프리미엄 수제 버거'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은 앵거스 비프 패티와 신선한 양상추, 양파, 토마토, 오이 등의 재료를 사용해 오픈 주방에서 주문과 동시에 신선하게 만들어 제공하면서 '건강한 햄버거'를 전면에 내세웠다.

    쉑쉑버거가 등장한 이후 맥도날드 '시그니처 버거', 롯데리아의 '아재버거' 등 타사의 프리미엄 버거도 덩달아 고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햄버거는 바쁘고 급할 때 싸고 간편하게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쉑쉑버거의 등장이 햄버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확 깼다"면서 "맥도날드나 롯데리아는 쉑쉑버거 오픈 후 매출이 떨어질까봐 전전긍긍했지만 오히려 햄버거 열풍을 이끌어내며 침체된 패스트푸드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쉑쉑버거 오픈 후 맥도날드는 기존 49개 매장에서만 한정적으로 제공하던 '시그니처 버거'를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250여개 매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롯데리아 '아재버거'는 출시 한 달 만에 100만개가 팔려나가는 등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다.

    SPC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한국 내 쉐이크쉑 매장을 25개 이상 오픈하고 파리크라상의 외식 사업 매출을 지난해 15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SPC 관계자는 "좋은 원료를 사용해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은 쉐이크쉑만의 철학과 원칙"이라며 "앞으로도 SPC그룹은 현지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햄버거가 가진 패스트푸드 이미지를 깨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식어가던 국내 패스트푸드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우뚝 선 쉑쉑버거가 '위너(winner)'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 쉐이크쉑 메뉴 이미지. ⓒ정상윤 기자
    ▲ 쉐이크쉑 메뉴 이미지.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