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디자이너부터 코라콜라 마케터까지, 핵심간부 스카우트"'연구개발-마케팅-합종연횡' 집중…해외기업 M&A 등 체질개선 총력


  • 삼성전자가 인수합병(M&A)에 이어 글로벌 인재를 적극 영입하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영입한 글로벌 기업 출신 임원만 10여 명에 달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IT업계 임원은 물론 금융, 생활용품, 패션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다. 이달 초에만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 핵심 간부와 애플 출신 디자이너, 국내 패션업계 임원 등이 연달아 영입됐다. 

    삼성전자는 영국 이동통신업체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보다폰에서 스마트폰 사업본부장을 지낸 패트릭 쇼메를 무선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으로 스카우트했다. 쇼메 부사장은 통신 및 단말기 전문가로 8년간 보다폰에서 근무했으며 삼성전자에서는 스마트폰 제품과 서비스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또 9년간 애플에서 애플스토어 디자인 및 개발 담당 임원으로 근무한 사이먼 오초버를 무선 전략마케팅실 상무로 영입했다. 오초버 상무가 디자인을 경영 철학으로 생각하는 애플에서 근무한 만큼 삼성전자에서도 매장 디자인 등 마케팅 업무에 투입될 전망이다.

    명품 패션브랜드 불가리의 한국지시장으로 활동한 김성수 씨도 최근 삼성전자 한국영업총괄 전무로 채용됐다. 웨어러블 등 스마트기기와 패션브랜드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김 전무를 통해 패션업계와의 합종연횡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IoT와 인공지능 기술의 연구를 위해 IBM 왓슨연구소에서 근무한 인공지능 전문가 김민경 상무, IBM 글로벌 솔루션 사업본부장으로 재직했던 구성기 본부장도 영입됐다. 이들은 각각 가전분야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 담당과 스마트 가전 TF 팀장으로 근무하며 삼성전자의 미래먹거리 사업 육성에 집중한다.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보안전문가 정재연 상무도 최근 삼성전자로 옮겨 클라우드 사업 개발에 투입됐다.

    금융, 생활용품 등에서 활동한 마케팅 전문가들의 영입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삼성전자 VD사업본부 영상전략마케팅팀에서 근무 중인 한승희 상무는 미국 코카콜라 본사 마케팅 출신으로 삼성전자 TV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또 스마트폰 판매를 맡고 있는 최승은 전무 역시 미국 존슨앤존스 본사 마케팅 출신으로 유명하다. 

    미국 웰스파고 은행 출신 김현정 상무도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글로벌 확대를 위해 영입됐으며, 페이팔 출신 임원 2명도 삼성전자에서 올 초부터 근무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글로벌 인재의 영입과 함께 적극적인 M&A에 나서며 사업 경쟁력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 한해 인수한 기업은 7곳으로 11월 한 달간 전장전문기업 하만과 RCS 기술 기업 뉴넷 캐나다를 인수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 돌입하며 삼성전자의 체질개선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자동차부품, 사물인터넷, 바이오, 인공지능, 플랫폼, 소프트웨어,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M&A, 지분투자, 인재영입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