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협력사 지위 확보, '품질 경쟁력-체질개선' 집중"소프트웨어 솔루션 앞세워 커넥티드카 선도…'오디오-보안' 경쟁력 확대"
  • ▲ 하만의 인포테인먼트가 탑재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모습. ⓒ하만
    ▲ 하만의 인포테인먼트가 탑재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모습. ⓒ하만


    "이재용 부회장과 하만 디네쉬 팔리월 CEO는 미래차와 전장사업 발전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에서 하만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가 전장사업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꿰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해온 삼성전자는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에서 강점을 보이는 하만을 인수하면서 품질 경쟁력과 체질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하만 CEO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장부품사업에 대한 향후 전략과 비전 등을 공유했다. 특히 완성차업체 1차 협력사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앞서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삼성전자는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인 80억달러(9조3338억원)를 투자해 내년 3분기까지 하만을 인수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우리는 완성차업체 대표 1차 협력사…부품사업에만 집중"

    그동안 삼성전자는 자율주행차량용 반도체 개발, 자동차용 LED 신규 라인업 출시, 세계 1위 중국 전기차 업체 BYD 지분투자, 피아트크라이슬러 자동차부품 M&A 추진 등 전장부품을 핵심 전략사업으로 집중 육성해왔다. 지능화, 네트워크화되는 미래자동차 산업에 대응해 개인화된 서비스, 업무, 엔터테인먼트 기능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행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완성차사업 진출에 대한 포석을 마련하고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삼성전자는 완성차업체의 1차 협력사 지위에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완성차사업 진출에 대해 전혀 가능성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실제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부사장 역시 "80억 달러를 투자해 하만을 인수했다는 것 자체가 고객사들이 하는 (완성차)사업을 안하겠다는 의지"라며 "완성차 사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또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플레이 등 스마트카용 운영체제를 통해 자율주행 관련 기술에 집중하는 구글,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는 하만과의 합작을 통해 커넥티드카에 탑재되는 부품사업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디네쉬 CEO는 "우리는 1차 협력사가 되는게 목표지 완성차업체가 되는 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며 "하만과 삼성의 기술과 노하우를 앞세워 미래지향적인 영역을 개척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솔루션 강화…'오디오-보안' 경쟁력 확대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은 인포테인먼트, 카오디오 등을 포함한 전장사업과 컨슈머 오디오, B2B용 음향·조명기기, 기업용 SW 및 서비스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3만명의 근무 인력 중 1만2000명이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일 정도로 소프트웨어 솔루션에 강점을 갖고 있다.

    하만은 전장부품과 함께 오디오, 조명, 제어 기술에서도 글로벌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전세계 영화관의 절반 이상이 하만의 제품과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올림픽, 아시안게임, G20 회의에서도 하만의 솔루션이 사용됐다.

    삼성전자는 미래 자동차사업으로 각광받는 커넥티드카 사업에서 하만의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보유중인 프로세서 메모리, 센서, IT기술, 디스플레이, 5G 통신기술에도 하만의 기술력을 탑재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하만의 사이버보안 솔루션을 삼성전자의 IoT 사업, 녹스 등에 접목해 시너지를 발생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사장은 "하만에 대한 인수가 본격 마무리되면 2018년에 출시될 스마트폰에 하만의 오디오 기술이 탑재될 수 있다"며 "IoT 시대가 도래하며 보안은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됐다. 하만의 유니크한 보안 강점을 삼성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2018년 출시될 갤럭시S9와 퀀텀닷 SUDH TV 등에 뱅앤올룹슨, 하만카돈, AKG, JBL 등의 명품 오디오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TV와 스마트폰은 물론 VR, 웨어러블 등 각종 제품들에 하만의 음향기술과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며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과 하만의 공연장 및 영화관용 음향, 조명기기 사업과의 시너지도 강화할 예정"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