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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번호만 알아도 쉽게 돈을 보낼 수 있는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가 고객 호응을 이끌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이체 한도를 늘리고 편리성을 무기삼아 고객 사로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7월 선보인 '휙 서비스' 1일 최대 이체 한도를 기존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기업은행의 휙 서비스는 돈을 받는 사람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휴대폰 번호로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7월 출시된 뒤 지난 10월까지 이용 건수는 77만건에 달하고 이를 통해 움직인 금액만 536억원에 달한다.
공인인증서 등 별다른 인증절차 없이 쉽게 돈을 보낼 수 있어 서비스를 출시한 뒤 이체 한도 금액을 늘려달라는 고객 요청이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7월 서비스를 내놓고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이체 금액을 30만원에서 더 많이 늘려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일정기간 모니터링을 통해 금액을 좀 더 늘리기로 결정했고, 전산 작업을 진행해 이달 말부터 50만원으로 상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간편 송금 서비스가 실사용자 중심으로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은행들도 고객들의 요구를 적극 받아들이는 추세다.
최근 문자메시지로 하루에 300만원까지 송금할 수 있는 텍스트 뱅킹을 선보인 KEB하나은행도 서비스 출시 전 이체 한도 규모를 두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간편송금 서비스 이체 한도 금액이 30만원에서 최대 50만원이라 고객들의 불편함을 야기하고 있지만, 금액을 늘릴 경우 보이스피싱 등 전자금융사고 발생에 따른 부담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텍스트뱅킹 이체 한도 금액이 타행보다 많아 혹시라도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위험 부담이 클 수 있다는 내부 의견도 있었다"며 "하지만 고객들의 이체 패턴을 봤을 때 생활비나 월세 등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송금하는 경우도 많아 편리성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타행 역시 간편송금 확대를 두고 고심 중이나 섣불리 움직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 일일 한도를 한 번에 늘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핀테크에 기반 한 금융서비스들이 출시되면서 돈을 쓰기는 더욱 편리해지고 있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금융사들은 보안 부분도 고려해야한다"며 "선제적으로 몇몇 은행들이 간편송금 시장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금액 확대에 있어서는 좀 더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