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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업계의 알짜배기 사업으로 불리는 수입초콜릿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페레로' 브랜드의 단독 선두가 굳어진 가운데 최근 다양한 수입 초콜릿들이 페레로의 아성을 위협하며 빠른 속도로 국내 시장에서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매일유업이 지난 2007년부터 수입해 국내에 유통하고 있는 '페레로'는 금박지에 싸인 초콜릿 '페레로 로쉐'로 국내 수입 초콜릿 시장 점유율 1위를 수년째 굳건히 지키면서 이후 킨더, 킨더조이를 연달아 히트시켰다.
시장 조사 기관 닐슨에 따르면 '페레로 로쉐'는 지난해 연매출 512억원로 수입 1위는 물론, 국내 전체 초콜릿 시장 매출 규모 3위를 기록했다. 킨더초콜릿도 연평균 10%가 넘는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첫 선을 보인 킨더조이는 지난 10월까지 누적 매출 370억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수입 초콜릿 시장 2위로 올라섰다.
이처럼 매일유업이 '페레로'로 달콤한 수익을 맛보자 식품업계는 잇따라 해외 초콜릿 수입에 나섰다. -
롯데제과는 지난 2008년 벨기에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길리안' 본사를 인수하고 잠실 롯데월드에 '길리안 카페'를 운영하는 등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서식품은 토블런과 오레오를, 일신방직은 '고디바'를 국내에 선보이고 있으며 '바나나맛우유'로 유명한 빙그레도 최근 미국의 유명 마카다미아 초콜릿인 '하와이안 호스트'와 국내 유통계약을 체결하고 수입 초콜릿 전쟁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매일유업이 페레로 브랜드로 짭짤한 수익을 보자 성장 동력을 잃은 다른 식품업체들도 연달아 매일유업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며 "또 국내 브랜드 초콜릿 성장은 주춤한 반면 수입 초콜릿의 성장 속도는 눈에 띄게 빠르다는 점도 업계가 눈독을 들이는 이유"라고 밝혔다. -
실제 국내 1,2위 초콜릿 브랜드인 롯데 '가나'와 해태 '자유시간'은 최근 3년간 매출이 정체된 반면 '킨더초콜릿'과 '킨더조이', '엠엔엠(M&M)', '킷캣', '로아커' 등 수입 초콜릿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A편의점의 연도별 초콜릿 매출 순위를 보면 지난 2012년에는 10위 안에 롯데와 해태 등 국내 초콜릿 브랜드 제품 5종이 포함돼 있었지만 2013년과 2014년엔 4개, 2015년과 올해는 3개로 줄었다. 편의점에서 팔리는 초콜릿 10개 중 7개는 수입 초콜릿이라는 얘기다. -
B편의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B편의점의 초콜릿 매출 10위 안에 든 국내 브랜드는 '자유시간'과 '가나마일드 1000' 2개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초콜릿은 이미 해외에서 인기가 검증된 제품이기 때문에 신생 브랜드를 제조하고 홍보하는 것에 비해 큰 공을 들이지 않아도 브랜드 면에서 유리하다"면서 "제품 제조가 아닌 수입과 유통만 맡으면 되기 때문에 식품업체 입장에서는 위험성은 적고 수익성은 좋아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수입 초콜릿 들여오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한 초콜릿과 초콜릿 과자 중량은 총 3만1066t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2000년(1만5520t)과 비교하면 15년새 약 2배로 늘었다. 전체 초콜릿 수입 금액도 2005년 8742만 달러, 2010년 1억2201만 달러, 2015년 2억1110만 달러로 꾸준히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