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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국 철강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강화되는 무역 규제로 인한 수입 감소와 그에 따른 철강재 가격 상승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9일 미국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철강재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16.6% 증가한 259만6000톤을 기록했다. 전월대비 또한 5.5% 늘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미국 철강재 수입은 장기간 지속됐던 전년동월대비 감소세가 끝났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제퍼리스(Jefferies LLC)에 근무하는 제스 로젠펠드 연구원은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2015년 4월 이후 철강재 수입이 지난해와 비교해 증가한 것은 올 11월이 처음이다. 이로써 18개월간 계속되던 수입 감소세가 멈췄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철강재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반덤핑(AD)이나 상계관세(CVD) 등 무역 규제 건수가 많고, 수입산 철강재와 미국산 철강재 간 가격차이도 크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판재류 수입은 품목별로 다른 전망을 내놨다.
로젠펠드 연구원은 "냉연강판과 도금강판은 내년 1분기에 수입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산 소재가 수입산보다 비싸게 팔리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상대적으로 수입산과 가격 차이가 작은 열연강판은 수입이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웬앤코(Cowen & Co) 안토니 리주토 연구원은 미국 철강시황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리주토 연구원은 "미국 철강산업에 지난 몇년간 볼 수 없었던 긍정적인 요소들이 많다"며 "대표적으로 무역 규제를 들 수 있다. 수입 규제 강화가 철강재 공급을 타이트하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철강산업에 강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주요 경제 현안 중 철강재 공급 과잉에 따른 문제점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트럼프는 상무장관에 윌버 로스(Wilbur Ross)를 내정했다. 트럼프 무역대표부(U.S. Trade Representative, USTR) 인수위에는 다니엘 알 디미코 (Daniel R. DiMicco)와 로버트 라이시져 (Robert Lighthizer)가 포함돼 있다. 이들 모두는 무역구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친 인물들이어서 내년 미국 철강업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 에반 쿠르츠 연구원은 "미국 철강사들은 계속해서 가격을 올리려고 시도할 것"이라며 "스크랩 시황 회복, 낮은 수준의 재고, 경쟁력이 약화된 수입산이 그 배경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