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ISA 등 금융혁신 잇달아 변화 예고가계대출 증가 속 금리인상 악재는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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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금융권은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많았다.

    금융과 기술력의 만남으로 시작된 ‘핀테크’는 이제 신조어가 아닌 일상 단어로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았다. 

    이제 PC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계좌 개설은 물론 대출까지 가능해 꼭 은행 지점을 가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금융 사회가 시작된 것이다.

    서민들을 위한 정책 상품도 쏟아져 나왔다. 중금리대출, ISA 등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계속된 저금리로 인해 금융소비자들은 저축보다 대출을 선호했다. 예금을 덜 받는 것보다 대출을 통해 부를 창출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던 것이다. 결국 가계대출 1300조원에 달하는 부채가 우리의 목을 조이기 시작했다.

    뉴데일리경제는 올해 금융권 이슈들을 돌아보고 앞으로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ISA,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

    3월 14일, 은행과 증권사들은 앞 다퉈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출시했다.

    ISA는 한 통장에 예·적금과 펀드, 파생결합상품 등을 담아 관리하면서 세제 절감 혜택도 담을 수 있는 상품으로 출시와 함께 서민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곧 가입 제한, 낮은 비과세 한도, 저조한 수익률, 금융사 간 과열경쟁 등으로 논란만 낳았다. 일부 금융사는 ISA의 수익률 보고를 허위로 보고하면서 상품에 대한 신뢰성까지 떨어뜨렸다.

    결국 3월 120만명에 달했던 신규 가입자 수는 9월 현재 5886명으로 급감했다. 신규 가입액 역시 같은 기간 6605억원에서 1691억원으로 6개월 만에 인기가 시들어 버렸다.

    금융권 안팎에선 ISA의 재활성화를 위해 법까지 손질할 기세다.

    현재 ISA 제도의 틀 안에선 중산층의 자산형성을 돕겠다는 취지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소득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한 현행 가입자격 제한을 폐지하고 가입기간 제한도 없애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 ▲ 신한은행 S20 홍대입구 스마트브랜치 지점.ⓒ신한은행
    ▲ 신한은행 S20 홍대입구 스마트브랜치 지점.ⓒ신한은행

    ◆핀테크로 촉발된 혁신, 손 안에서 금융 해결

    올해는 핀테크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채, 손바닥 정맥, 화상 통화 등 다양한 본인인증 확인부터 계좌개설은 물론 대출까지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만으로 가능해졌다.

    은행을 직접 방문하기 힘든 직장인과 자영업자에겐 오후 4시 은행 마감시간에 얽매일 필요가 없어졌다.

    금융사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보다 다양한 서비스로 금융 패턴을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객의 자산관리는 물론 맞춤 상품 추천, 투자 제안, 전문가 상담 등 고객이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로 해결할 수 있다.

    또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 보험, 저축은행까지 비대면채널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핀테크로 인해 업무 자동화가 이뤄지면서 수많은 지점과 ATM, 일자리까지 위협받고 있다.

    3년 사이 은행원은 약 3332명이 줄었으며 올해 역시 신규 채용 규모가 전년대비 1000명 줄었다. 같은 기간 지점 수는 약 349여개가 통폐합됐고 이 여파로 ATM은 2489여 대가 사라졌다.

    ◆저금리의 역습, 대외변수 속 금리인상 ‘勃發’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 인하한 이후 5개월 째 1.25%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을 고집하는 이유는 가계부채 부담과 미국 대선 이후 금리 인상 전망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만 28조5000억원이 늘었고 여기에 2금융권의 대출금과 판매신용 등을 합하면 1300조원이 넘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융당국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각종 규제를 잇달아 시행했지만 가계부채는 부동산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가계대출의 연착륙을 위해선 점진적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섣부른 금리 인상은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처럼 저금리로 인해 발목이 잡혀 제대로 된 금융통화정책을 수립하지 못한 사이 미국은 금융 인상을 추진할 태세다. 이미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이달 13~14일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미국이 계속 금리를 인상할 경우다. 한국은행은 올해까진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할 확률이 높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속된다면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

    ◆은행 대출심사 강화…2금융권으로 내몰린 서민

    정부가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위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3분기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인 11조원 넘게 폭증하는 등 이른바 '풍선효과'가 더욱 커졌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증가폭으로 기록됐다.

    원인은 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를 위한 정책으로 은행권과 보험권의 여신심사를 강화하면서 촉발됐다.

    다시 말해 대출심사 강화로 은행의 대출을 받기 어렵게 된 금융소비자가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 몰린 탓이다.

    금리가 높은 2금융권의 대출이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이들 가계의 이자 부담은 커질 우려가 있다.

    특히 2금융권에선 주택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에 대한 불안요소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위는 역시 서민금융정책 일환으로 저축은행에 중금리대출 상품 출시를 독려하면서 되려 가계대출을 더 늘린 꼴이 됐다.

    보험, 증권, 카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신용대출 규모는 3분기 중 7조9000억원 늘었다.

  • ▲ 올해 주식시장은 대내외 악재 시달리며 박스권을 탈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한국거래소
    ▲ 올해 주식시장은 대내외 악재 시달리며 박스권을 탈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한국거래소

    ◆대내외 악재에 휘둘린 국내 주식시장

    올해도 국내 주식시장은 널뛰기 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증권가 전망치와 다르게 코스피 지수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코스닥도 600선 붕괴로 이어지면서 상장 기업 및 투자자들의 근심이 깊어졌다.

    국내 주식시장은 1월 1954.47로 시작했으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투자 심리는 얼어붙었다. 이에 2월 12일 코스피 지수는 1817.97로 최하점을 찍으며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6월에는 역사적인 영국의 브렉시트가 국내 주식시장을 강타했다.

    코스피가 연중 최대 하락폭인 3.09% 급락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장중 7%대까지 빠지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2016년 주식시장의 최고점은 9월 2073.89로 '마의 2070선을 깼다. 당시 미국 기준금리에 대한 인상 우려가 해소되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이 국내 주식시장을 달궜다.

    하지만 이후 주식시장은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과 금리인상 여부, 유가의 변동성 확대 등 다양한 이슈가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