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관련 있으면 알 못 낳아… 관리 더욱 철저히 해 독감 백신 생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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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 인플루엔자(독감)와 조류 인플루엔자(AI) 때문에 국민과 농가 간 불안과 걱정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제약사에겐 '기회'와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계절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에 독감치료제를 판매하는 한미약품·종근당은 이익을 보는 반면, 녹십자·일양약품 등 대부분 독감백신 제조사는 웃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SK케미칼을 제외한 나머지 독감 백신은 계란(유정란)에 독감 바이러스를 주입해 배양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AI와 일정 부분 관련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녹십자·일양약품 등 제약사는 AI 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

    녹십자는 양계 농장 ‘인백팜’(전남 화순 위치)의 방역을 강화해 AI 유입을 예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녹십자가 직접 양계 농장을 직접 운영 중인 만큼 수급력과 안전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녹십자 관계자는 “농장에 대한 외부 소독을 평소보다 대폭 강화해 실시 중이다”며 “외부인원과 차량 통제 등과 함께 이중으로 소독을 실시하는 등 AI 예방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십자는 AI 확산으로 자사 독감백신이 영향 받지 않을까라는 우려에 분명히 선을 그었다.

    녹십자 관계자는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 시장 등에 처음 독감백신을 수출했다는 것은 안전성을 세계 수준이라는 사실의 방증”이라며 “게다가 이미 국내에 공급하는 독감백신의 생산은 완료된 상태로 현재 생산 중인 백신은 남반구에 수출될 예정”이라고 일축했다.

    일양약품도 세계 최대 규모의 백신전용란 생산업체인 'GEEP KOREA’와 일부 국내 농가에서 3년 치 유정란을 미리 공급받기 때문에 AI와는 관련 없다고 주장했다.

    GEEP KOREA는 미국에서 엄격하게 질병 관리 받은 검증된 병아리를 수입해 국내에서 기른 후 유정란을 일양약품 등에 공급하고 있다. 

    독감백신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원료인 백신전용란의 안전성을 입증받았다는 게 일양약품의 주장이다.

    일양약품 측은 “자사가 사용 중인 유정란은 미국의 엄격한 품질관리를 바탕으로 생산되고 있으므로 이번 사태와는 무관하다”며 “AI 영향을 받으면 알 자체가 나오지 않고, 자사와 공급계약을 맺은 농가에 AI 감염 이력이 없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계약 상 조건으로 현재 유정란을 공급받는 농가의 위치나 명칭에 대해서 밝힐 수 없다고 일양약품 측은 전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 중인 일양약품의 독감백신은 올 초에 생산된 유정란을 바탕으로 제조됐기 때문에 AI 유행 시기와 겹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감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독감치료제를 생산·판매하는 종근당과 한미약품은 호재를 맞을 전망이다.

    종근당은 다국적제약사 ‘로슈’의 독감치료제 ‘타미플루’를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도 국내 제약사 중 유일하게 ‘타미플루’의 제네릭(복제약)을 판매한다.

    독감 유행에 따라 예년보다 20~30% 이상의 매출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제약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독감이 전년보다 1~2달 일찍 유행하면서 환자가 늘어난 데다 정부에서 일시적으로 독감치료제에 대한 급여 적용을 확대한다는 이유에서다. 

    종근당 관계자는 “지난 25일까지 약 150만 명이 넘는 분량의 독감치료제를 유통했다”며 “지속적인 인플루엔자 유행에 대비해 1월에도 원활하게 공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유일한 타미플루의 대체제인 ‘한미플루’를 보유한 한미약품도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수익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플루는 전 제품군이 국내에서 생산 중으로 원활한 공급이 가능하다”며 “전국 병원에서 한미플루 처방이 급증하면서 약국가 주문이 폭증하고 있지만 주문 후 하루 또는 이틀이면 전국 어디에서나 제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